"행사에 들어가는 비싼 부스 비용 대비 홍보 효과가 많이 아쉽죠."

최근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모빌리티쇼'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며 이 같이 말했다. 매번 만만치 않은 비용이 투입되지만 그동안 서울모빌리티쇼를 통해 거둬들인 홍보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게 내부 분석이라고 했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2025 서울모빌리티쇼'는 최근 공식 개막해 관람객을 맞고 있다. 1995년 '서울모터쇼'로 출범한 이래 2019년까지 행사 명칭을 유지했지만 2021년 13회 행사부터는 '서울모빌리티쇼'로 바꿨다.

과거에는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전시회로 성장했다면 이제는 전기차·수소차·로보틱스·자율주행·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 영역이 확대된 자동차산업의 발전을 '모빌리티'라는 이름으로 품어 행사에 다양성과 확장성을 부여했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HD현대가 참가해 차세대 굴착기를 공개했고 새 먹거리 공략에 한창인 롯데도 계열사를 동원해 자율주행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진화하는 시대에 걸맞게 서울모빌리티쇼의 대응도 눈에 띄었지만 외국 모빌리티쇼와 비교하면 여전히 아쉬움이 가득하다.

2023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를 다녀왔던 기억과 대비된다. 첫 해외 모빌리티쇼였던 IAA 모빌리티는 충격 그 자체였다. 부스가 차려진 메인 컨벤션센터 '메세'의 규모는 킨텍스와 비교가 안 될 정도였다.

공간이 넓은 만큼 품을 수 있는 다양성의 종류도 훨씬 거대했다. 전기차·수소차·로보틱스·자율주행·UAM 등 모빌리티 영역의 다양한 참가 기업뿐 아니라 완성차업체와 협업에 나선 삼성·LG 등 국내 전자 대기업까지 출격해 글로벌 트렌드를 살피고 공부하며 기업과 기업, 기업과 관람객, 관람객과 관람객이 소통하는 그야말로 '모빌리티쇼' 그 자체였다.

행사는 기업별 부스가 차려진 메세 컨벤션센터를 넘어 도심 한복판도 모빌리티쇼 축제 현장으로 바꿔놨다. 고풍스러운 건물이 가득한 뮌헨 구도심 야외 곳곳에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신형 모델과 미래형 콘셉트카, 다양한 체험 부스가 꾸려져 뮌헨 전체를 모빌리티쇼 축제 현장으로 만들었다.

뮌헨 구도심에 현재의 완성차업체가 선보인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테마가 어우러져 어디를 가나 발 디딜 틈 없이 관람객이 가득했다.

메세 컨벤션센터에 차려진 메인 부스와 구도심에 차려진 야외 부스의 거리가 멀어 취재를 해야 하는 기자의 입장에서 동선에 대한 불만이 있었지만 도시 전체가 축제로 녹아든 모빌리티쇼 분위기는 느낄수록 감탄이 터져 나왔다.

최근 개막한 2025서울모비리티쇼에서도 다양성을 위한 고민이 엿보였지만 축제분위기라기 보단 완성차 브랜드가 격년마다 열리는 국내 행사에 억지로 참가해야 하는 의무 무대 같았다. 비싼 자동차가 전시된 부스가 아니면 관람객을 끌어 모을 동력도 부족했다. 주요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시선이 분산되는 서울모빌리티쇼 대신 자체 행사로 집객 효과와 홍보효과를 누리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강남훈 서울모빌리티쇼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서울모빌리티쇼는 '움직이는 플랫폼'으로 진화한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고 선도하며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 생태계를 이끄는 중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겠다"고 개막식에서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참가 기업 관계자의 입에선 "비용이 아깝다"라는 한숨이 나온다.

'서울모빌리티쇼'의 미래에 대해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서울모빌리티쇼'도 독일 뮌헨 'IAA모빌리티'처럼 도시 전체가 모빌리티로 소통하고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