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두번째 재판에서 피고인석에 앉은 윤 전 대통령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사진은 지난 2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두 번째 정식 재판에 출석한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1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피고인석에 앉은 윤석열 전 대통령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지난 21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윤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내란우두머리 사건 2차 공판에 탄핵심판 때와 같은 짙은 네이비색 정장에 붉은 넥타이 차림으로 구속피고인 대기실을 통해 입장했다. 안전상의 이유로 일반 방청객과 동선을 분리했다.


이날 재판은 증인인 조성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과 김형기 특수전사령부 1특전대대장에 대한 피고인 측 반대신문이 열리는 날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들어와서 변호인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눈 뒤 피고인석에 앉았다. 이후 재판부가 입정하자 일어서서 가볍게 꾸벅 인사했다.

지난 14일 1차 공판 때는 약 93분 동안 직접 변론에 나섰던 윤 전 대통령은 재판이 시작되자 눈을 감고, 증인신문이 진행되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피고인석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도 여러 번 포착됐다. 완전히 잠에 빠진 듯 얼굴이 책상 앞까지 떨어지자 고개를 들어 자세를 고쳐앉기도 했다. 졸음을 쫓느라 눈가를 손으로 문지르거나, 옆자리에 앉은 윤갑근 변호사와 이따금씩 대화를 나누는 것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도 없었다.

증인들 발언 내내 침묵을 지키던 윤 전 대통령은 공판 말미 "계엄은 그 자체로는 가치 중립적인 것이고 하나의 법적 수단에 불과한 것"이라고 칼에 빗대 주장했다. 자신의 변호인들과 검찰이 추후 증인을 누구부터 불러 신문할지를 두고 공방을 벌이자, 직접 마이크를 잡고 변호인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이같은 주장을 폈다.


그는 "칼이 있어야 요리도 해 먹고 나무를 베어서 땔감도 쓰고 아픈 환자 수술도 하고 협박·상해·살인 같은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란이란 관점에서 재판하려면 '칼을 썼다고 해서 무조건 살인이다' 이렇게 도식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장기 독재를 위한 친위 쿠데타라는 게 증명되고 그런 관점에서 다뤄져야 하는 거고 계엄이라는 것은 거기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검찰이 신청했던 38명의 증인은 '본질'과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과 인식을 공유한 고위급부터 신문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계엄 당시 인식에 관한 증언을 들을 필요가 있다며 최재해 감사원장,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박성재 법무부 장관, 백종욱 전 국가정보원 3차장,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부정선거 의혹 관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검증도 신청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다음달 12일로 지정했다. 앞서 밝힌 '2주 3회' 심리를 위해 다음달 19일과 26일도 기일로 지정했다. 오는 12일 3차 공판에선 검찰의 기존 증인신문 계획대로 박정환(육사 49기·준장) 특수전사령부 참모장 등 검찰 측 증인 2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