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이날 제주 신화월드에서 개최된 '3RINCs 2025' 국제학술대회에서 "폐기물 자원순환 방식은 반복적 재활용뿐만 아니라 일회성 에너지 회수 방식도 환경적으로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이라며 "시멘트 산업은 이런 연료 대체 분야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폐기물 에너지화와 관련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시멘트 산업만큼 에너지 회수 효율이 뛰어난 분야는 드물다"며 "시멘트 제조는 고온 공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폐자원에서 발생하는 열을 100% 흡수·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이어 "과거에는 타이어를 포함한 폐자원을 연료로 사용하는 데 대해 품질 저하 우려가 있었지만 현재는 관련 기술이 충분히 성숙돼 품질 유지가 가능하다"며 "예전에는 고무 타이어의 연화제인 황(설퍼·Sulfur)이 시멘트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유럽에서는 이미 연료 대체가 보편화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국내 시멘트 공장들을 방문한 사례를 언급하며 "기술적 준비 상태가 기대 이상이었다"며 "연소 시스템이나 품질 관리 체계가 상당히 정교하게 운영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연소 기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시멘트 산업에서 폐자원을 안정적으로 연료화하려면 연소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핵심"이라며 "일부 공장에서는 산소 농도를 높인 '순산소 보일러'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일반 공기 중 산소 농도는 21% 수준이지만 이를 30~35%까지 높이면 연소 효율이 높아지고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나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발생량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연소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잘 작동하면 환경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가능하다"며 "배출물 저감 기술과 정기적인 검증 체계를 병행한다면 산업계와 환경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자원순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폐기물 연료화가 국내에서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를 완전히 이해한다"면서도 "결국 품질 관리와 배출 통제라는 두 축이 확보된다면 폐기물 활용을 더 이상 미룰 수는 없고 오히려 기술 혁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멘트 품질에 대한 우려에 대해 김 회장은 "시멘트는 제조업 특성상 품질 변화에 민감한데 하루 차이로 제품 상태가 바뀐다면 시장 경쟁력이 유지될 수 없다"며 "업계 스스로도 정기적인 품질 검사를 실시하고 있고 자율적 관리 시스템이 상당한 수준으로 구축돼 있다"고 얘기 했다. "유럽처럼 시멘트 제품군의 품질 등급을 다양화하면 폐기물의 활용 범위도 넓어질 수 있다"며 "무기성 폐기물도 품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국내외 자원순환 분야 전문가 약 500여 명이 참가해 자원순환 기술과 정책, 산업 적용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 자원순환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라며 "이러한 국제적 네트워크와 학술 교류를 통해 지속 가능한 산업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시멘트 산업이야말로 자원순환 사회로 나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플랫폼"이라며 "정부와 산업계, 시민사회가 함께 기준을 만들고 기술을 검증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