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의 대표 제품인 케이캡은 지난해 1분기 매출 475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19.2%를 차지했다. 국산 30호 신약으로 허가받은 케이캡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국내외 53개국에 진출하며 소화기 분야에서 입지를 굳혔다. 다만 장기적으로 케이캡 매출 의존 구조는 성장의 한계로 지적받아 왔다.
HK이노엔은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사성 질환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IN-B00009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임상 3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획득했다. 해당 물질은 지난해 중국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도입했으며 HK이노엔은 국내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확보한 상태다. 현재 비만과 당뇨병 치료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번 3상 임상은 당뇨병이 없는 성인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피험자에게 IN-B00009 또는 위약을 주 1회 피하주사로 투여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임상 종료 목표 시점은 2028년 5월이다.
글로벌 임상에서도 순항하며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IN-B00009는 중국에서 제2형 당뇨·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3상에서 위약 대비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진행된 임상 2상에서 26주 투여 시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글로벌 빅파마 노보 노디스크의 삭센다는 현재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 치료제의 주류로 꼽힌다.
━
GLP-1 계열 확장성 주목… 비만 넘어 심혈관·신장질환까지 ━
향후 적응증 확대와 관련해 HK이노엔은 "현재는 기존 계약 내용에 따라 당뇨병과 비만을 중심으로 연구 진행 중"이라며 "적응증 확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러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연구 방향이 확정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IN-B00009가 안정적으로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HK이노엔은 새로운 캐시카우를 확보할 전망이다.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고령화 및 만성질환 환자 증가에 따라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시장은 2023년 190억3700만달러(약 26조5813억원)에서 연평균 14.4% 성장해 2028년 373억6710만달러(약 52조1457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HK이노엔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 수요가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자체 연구하거나 도입해 후속 개발을 통해 기술이전 또는 제품화로 연결함으로써 R&D(연구·개발) 성과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최근 승인받은 비만 치료제 역시 국내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마쳐 제품화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