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05 광구 원유 생산 플랫폼의 '자켓' 구조물 건조 현장. /사진=SK이노베이션
지난 12일 방문한 베트남 붕따우시 소재 PTSC M&C 야드는 SK어스온이 15-1/05광구 원유 생산 플랫폼 건조에 한창이었다. 블록처럼 차곡차곡 쌓여가는 철근 자재들은 깊은 바닷속 원유를 뽑아내는 생산 시설로 거듭나고 있었다. SK어스온은 내년 하반기 15-1/05광구에서의 상업 원유 생산을 위해 파트너 PTSC와 관련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15-1/05 광구 생산 준비 박차…내년 10월 본격 생산
SK어스온은 광구별 원유 탐사·시추·생산을 통해 베트남 자원개발 사업에 적극적이다. 총 4개 광구에서 ▲15-1광구 지분 투자 ▲15-1/05광구 파트너 ▲16-2광구 운영권자 ▲15-2/17광구 파트너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이중 원유 생산 광구는 15-1이다. 이번 플랫폼 건조가 끝나면 15-1/05 '황금낙타 구조'에서도 원유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최정원 SK어스온 호치민 지사장은 "15-1/05광구에서만 1일 기준 최대 2만 배럴의 원유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며 "보유 지분율이 25%인 점을 고려하면 약 5000배럴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5-1/05광구의 생산 잠재력을 반영하듯 현장은 플랫폼 시설 제작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로 가득했다. 원유 생산 플랫폼 하부 구조인 '자켓'과 원유 처리 시설인 '탑사이드'가 만들어지고 있다. 공정률은 자켓이 75%, 탑사이드는 25%이다. 완공 시 전체 무게는 8000t, 총 높이는 90m에 이른다.

제작된 플랫폼은 오는 10월부터 황금낙타 구조가 위치한 해상에 순차적으로 설치된다. 먼저 10월 자켓을 설치하고 11월부터는 시추 작업에 착수한다. 이듬해 8월까지 탑사이드 설치를 마무리한 뒤, 같은 해 10월에 본격적인 원유 생산에 돌입한다. 안형진 SK어스온 호치민지사 PM은 "플랫폼은 자켓과 이를 고정하는 길이 100m의 파일, 탑사이드 순으로 조립된다"고 설명했다.

인근 해안가에는 시추기 '하쿠류-11'이 설치돼 있었다. 2013년 일본에서 건조된 이 시추기는 최근 15-1/05광구의 붉은낙타 구조에서 탐사를 진행, 32m 두께의 유층을 발견했다. 다음달 초에는 16-2광구 붉은 하마 구조에서의 탐사정 시추가 예정됐다. 안 PM은 "약 150명의 인력이 3주간 해상에서 시추 작업을 진행한 후 복귀하게 된다"고 했다.
시추기 '하쿠류-11'. /사진=SK이노베이션
베트남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 공략…"제2의 페루 목표"
SK어스온은 베트남을 필두로 동남아 자원개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SK어스온이 베트남에서 운영 중이거나 파트너로 참여한 4개 광구 모두 탐사 유망성이 높은 쿨롱 분지에 위치해 있다. 쿨롱 분지는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원유와 가스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해상 분지다.


특히 15-1 광구는 베트남에서 누적 생산량이 두 번째로 많은 광구로 2023년에는 누적 4억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개발가능성 평가를 앞둔 15-2/17 광구와 15-1/05 광구의 붉은낙타 구조는 생산·개발 광구들과 인접해 있어 성공 가능성이 높고, 자원개발 클러스터링 시너지 역시 기대된다. 외신들도 15-2/17 광구에는 최소 1억7000만 배럴 이상의 발견잠재자원량이 있다고 봤다.

탐사정 시추에서 의미있는 성과도 계속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원유 탐사·시추·생산 전 과정의 성공률을 10%로 보는데, SK어스온은 2023년 이후 3번 연속 원유 발견에 성공했다. 최 지사장도 "쿨롱 분지에서 3연속 원유 시추에 성공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SK어스온은 베트남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에서 제2의 페루 성공을 꿈꾸고 있다. 페루 에너지 자원개발 사업은 2004년 88광구에서 첫 가스 생산을 시작으로 꾸준히 확대돼 올해 일일 생산량 약 4만4000배럴을 달성했다.

2022년에는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해상에 위치한 SK427 광구 운영권을 취득했고, 지난해에는 SK427 광구 권역 내 케타푸 광구 운영권을 확보했다. 작년 인도네시아에서도 정부 주관 광구 입찰에 참여해 2개의 광구를 낙찰받고 세부계약을 조율하고 있다. 최 지사장은 "10년 후에는 일일 생산량을 페루 수준으로 도달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