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 /뉴스1 DB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장기연패에 빠진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 이기는 팀은 한숨을 돌릴 수 있지만, 이번에도 패하는 팀은 더 깊은 늪에 빠지게 되는 중요한 3연전이다.


삼성과 KT는 13일부터 사흘간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주중 3연전에서 맞붙는다.

한때 선두권을 위협하기도 했던 두 팀은 최근 나란히 침체기를 겪고 있다. 삼성은 8연패, KT는 5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2연승의 한화 이글스, 7연승의 NC 다이노스와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순위도 5위(삼성), 6위(KT)로 처졌다. 삼성이 19승1무21패, KT가 18승3무20패로, 둘 다 5할 승률을 지키지 못하고 승패 마진이 '-2'가 됐다.


공교롭게도 두 팀 다 마운드 붕괴의 동병상련을 겪고 있다. 삼성은 8연패 기간 평균자책점이 6.26이며, '선발 왕국'이라는 평가를 듣던 KT는 5연속 선발패를 기록했다.

물론 8연패의 삼성이 상황은 좀 더 심각하다. 삼성은 선발 '원투펀치' 아리엘 후라도와 데니 레예스가 모두 흔들리는 데다 불펜진마저 불안하다. 마무리투수로 낙점했던 김재윤의 구위가 확연하게 떨어졌고, 최근엔 영건 이호성을 새로운 클로저로 교체하기도 했다.

여기에 타격마저 침체했다. 8연패 기간 타율이 0.209에 불과하다. 홈런 선두 르윈 디아즈(15홈런)를 앞세운 장타력이 돋보이는 팀이지만, 제대로 맞히지를 못하니 홈런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 /뉴스1 DB ⓒ News1 오대일 기자


KT도 연일 어려운 경기를 하고 있다. 4월까지 순항할 때도 사실 선발투수의 힘으로 버텨냈는데, 선발진이 흔들리면서 패배하는 날이 더 늘어난다.

멜 로하스 주니어, 강백호는 여전히 기대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고, 허경민과 김상수, 오윤석은 부상으로 이탈했다. 투수진이 주춤해도 '타격전'으로 승리하는 경기가 나와야하지만 이 마저도 여의치가 않다.

이강철 KT 감독도 최근엔 경기 초반 로하스에게 '질책성 교체' 카드를 꺼내드는 등 선수단의 분발을 촉구하기 시작했다. FA를 앞둔 강백호도 최근 10경기 0.162, 시즌 타율 0.228에 6홈런 등의 저조한 성적으론 '대박'을 기대하기 어렵다.

연패의 흐름을 타고 있는 두 팀이 만났기에 둘 중 하나는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순위도 나란히 5, 6위를 달리고 있어 이번 3연전의 승자는 순위를 끌어올릴 수도 있다.

삼성 라이온즈 르윈 디아즈. /뉴스1 DB ⓒ News1 이승배 기자


반대로 이번 3연전에서도 밀리는 팀은 하향세가 더 길어질 수 있다. 이번 주말 삼성은 롯데, KT는 LG를 각각 상대한다. 상위권 팀과의 어려운 대진이기에, 주중 3연전에서 최소 '위닝 시리즈'를 기록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은 마운드가 재정비 과정에 있기에 일단은 타선이 힘을 내줘야 한다. 최근의 부진에도 팀 홈런(51개)에선 여전히 압도적 1위인 만큼, '홈런 군단'의 위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삼성은 15홈런의 디아즈를 필두로 박병호(9홈런), 구자욱(8홈런), 최근 1군에 복귀한 김영웅(6홈런)까지 언제든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들이 즐비하다. 리그에서 가장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인 삼성의 홈구장 '라팍'에서 열리는 경기이기도 하다.

KT 위즈 헤이수스. (KT 제공)


반면 KT는 결국 선발진이 안정을 찾아야 한다. 윌리엄 쿠에바스,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고영표, 소형준, 오원석으로 이뤄진 선발진은 4월까지도 리그 톱급의 활약을 펼쳐준 로테이션이다. 공교롭게도 동반 부진이 찾아왔지만, 일시적이었다는 것을 다음 등판에서 증명해야 한다.

타선 역시 최근 좋은 감각을 보이는 안현민과 김민혁 등을 중심으로 살아날 여지가 있다. 부진이 길어지는 로하스와 강백호도 이제는 올라올 때가 됐다.

한편 13일 열리는 3연전 첫 경기에 삼성은 좌완 이승현, KT는 헤이수스가 선발투수로 출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