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울 강남에서 만난 서비스업 종사자 유민호(28·가명)씨는 덤덤한 말투로 이같이 말했다. 서비스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하고 싶지만 미래가 불투명해 걱정이라는 유씨는 국가가 서비스업만을 위한 정책적 지원책을 내놓으면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서비스업 종사자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잘사는 국가를 만드는 게 대통령의 역할이라고 봤다.
━
몸 힘들고 불안한 미래… "서비스업 숙명이죠"━
유씨는 앉아서 조용히 사무 업무에 집중하는 건 적성에 맞지 않아 서비스업을 선택했다고 한다. 대학생 때부터 서비스업계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자연스럽게 서비스업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다는 게 유씨 설명이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게 즐겁고 퇴근 후 초과근무를 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도 유씨가 서비스업을 선택한 이유다.
유씨는 오랜 기간 서비스업계에 몸담았으나 적응이 되지 않는 점도 많다고 했다. 우선 근무시간 동안 서서 일해야 하는 탓에 육체적인 부담이 크다. 고객이 무리한 요구를 할 때는 감정적으로 힘든 경우가 많다. 최근 들어서는 '이 일을 오랫동안 할 수 없겠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키오스크 도입 속도가 빨라지면서 서비스업 종사자가 기계로 대체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유씨는 이 같은 애로사항은 개의치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서비스업계에 일하면 육체적·감정적으로 힘든 건 어쩔 수 없다"면서도 "이는 서비스업계에 있는 한 피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 삼고 싶진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키오스크 도입도 결국 기술 발전으로 인한 결과이기 때문에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
"특정 업계보단 모든 국민 위해 일하는 대통령 원해요"━
유씨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겪는 문제는 사내 근무환경이 좋지 않거나 회사가 한 직원을 장기간 고용하지 않으려는 점에서 비롯된 경우가 대다수라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비스업 종사자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정도가 적절한 정부 역할"이라며 "사회적 분위기 개선만으로도 서비스업 종사자가 겪는 애로사항이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새롭게 선출되는 제21대 대통령은 모든 국민을 위한 일꾼이었으면 바란다고 유씨는 언급했다. 특정 성향·성별·계층·업계에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경제 회복에 집중해 국민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라고 유씨는 강조했다. 경제가 살아나야 청년층이 미래를 그려갈 수 있고 중장년층도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시각이다.
유씨는 "다음 대통령은 정치보복에 집중하지 말고 상대편도 통합할 줄 아는 미덕이 필요하다"며 "과거에 얽매이기보다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들끼리 서로 싸우다 보니 정작 국민은 소외된 것 같다"며 "경제가 잘 굴러가게 해 국민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능력을 지닌 대통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