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완화에 테슬라 주가가 6.7% 상승했다. 테슬라 기업 정보. /사진=김은옥
미국과 중국이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를 115% 인하하기로 전격 합의하며 나스닥이 4% 급등하는 등 글로벌 증시가 훈풍을 탔다. 미·중 무역갈등의 직격타를 입을 것으로 여겨졌던 테슬라도 상승세를 탔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불안 요소가 남아있다는 우려의 시선이 나온다.

12일(이하 현지시각) 나스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테슬라는 전 거래일 대비 20.12달러(6.75%) 오른 318.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1조250억달러(약 1448조원)를 돌파했다.


테슬라 시총이 1조 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 2월24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최근 테슬라는 미·중 무역갈등 불안으로 주가가 급락하며 시총도 1조 달러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관세 협상 전인 지난 11일 기준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26.14% 하락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마무리를 지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지만 테슬라의 표정은 마냥 밝지 않다. 무역 갈등 완화는 긍정적 신호지만 매출 감소와 BYD(비야디)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점유율 확대 등이 테슬라에게 실질적 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의 올해 1분기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에 따르면 1위는 중국의 BYD, 2위는 지리그룹이 차지하며 3위 테슬라를 앞질렀다. 테슬라는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33만7000대를 판매했다.


특히 유럽에서 전년 동기 대비 34.2%, 북미에서는 8.1% 감소하며 주요 시장에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반면 BYD는 전년 동기 대비 50.9% 증가한 약 87만5천대의 전기차를 판매했고, 지리그룹은 전년 동기 대비 79.7% 증가한 45만대를 판매했다.

사진은 최근 6개월 테슬라 주가 흐름. /사진=김은옥 기자
시장에서는 오는 6월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인 테슬라의 로보택시 서비스와 연내 출시가 예고된 저가형 전기차가 향후 테슬라 주가 방향성을 결정지을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테슬라의 미래는 단순한 외부 변수보다는 이제 기술력과 제품 혁신, 전략적 시장 대응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테슬라는 오는 6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로보택시(자율주행 차량 호출 서비스)를 본격 도입한다. 로보택시는 우버와 같은 호출형 택시 서비스로 초기에는 10∼20대 정도의 기존 테슬라 차량에 최신 버전의 FSD(Full Self Driving)를 탑재해 무인으로 운행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테슬라는 지난 4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른 시일 내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이겠다며 오는 6월부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테슬라의 라인업은 모델3과 모델Y 등 중형차 및 고가 라인 위주로 저가형 수요에 대응하지 못했다.

그러나 테슬라가 저가형 전기차를 시장에 내놓는다면 저가형 라인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던 중국 전기차 업체들에 위협이 되며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평가다.

임해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테슬라 주가는 로보택시 사업, 저가형 모델 출시 등 기대감이 반영될 수 있는 시점"이라며 "올해 1분기 실적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던 저가형 모델의 출시와 로보택시 운행 등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주가 회복의 단기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신차 성과와 AI 기술의 진전, 적용 애플리케이션의 확대가 장기 주가의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