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는 13일 저녁 울산 남구 롯데백화점 울산점 광장에서 공식 선거운동 2일 차의 마지막 유세를 마무리했다. 이날 선거운동은 경북 구미에서 시작해 대구, 포항을 거쳐 울산으로 이어졌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시작했던 민주당은 이날도 '광장 유세' 콘셉트를 유지하며 구미역 광장,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광장, 포항시청 광장, 울산 삼산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유권자들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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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진영·탈이념' 강조하며 통합 메시지 거듭 전달━
이날 유세에서는 '탈진영·탈이념'을 강조하며 통합 메시지도 거듭 전달했다. 보수세가 강한 지역인 만큼 통합 행보를 통해 중도와 보수층의 호응을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구미 유세에서는 "진영과 이념이 뭐가 중요한가. 국민의 운명만큼 중요한가"라고 반문했고 포항 유세에서는 포스코 창립자인 박태준 전 국무총리를 거론하며 "박태준 정책이든 박정희 정책이든 좋은 것은 다 써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씀이라도 현실에서 부족함이 있다면 바꿔서 써야 한다"고 말했다. "오로지 기준은 우리 국민의 삶"이라고 강조했다.
모두 보수세가 강한 지역인 만큼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 정서도 일관되게 자극했다. 포항 유세에서는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퇴행 세력은 보수가 아닌 반동"이라며 "보수의 본질은 합리적 질서를 지키는 것인데 그런 상식을 깬 이들이 스스로를 보수라고 부르는 것은 역사에 대한 모독"이라고 구여권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영남 지역의 소멸 위기에 공감하며 지역 균형 발전 비전을 내세워 민심을 어루만지기도 했다. 구미 유세에선 "인구 소멸 지역에 전력을 팔 수 있는 송배전망 깔아주고 (전기가) 남으면 팔고 모자라면 받아 쓰게 만들면 농촌에서 살길이 생기고 일자리도 만들고 태양광 산업도 발전할 수 있다"며 자신의 '에너지 고속도로' 정책을 설명했다.
특정 정당의 독점적 지지가 만들어낸 지역 정치의 안일함에도 날을 세웠다. 대구 유세에서는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곳에선 공천이 곧 전부다. 그래서 정치인이 동네 민심은 안 보고 공천권자 눈치만 본다. 동네가 망하든 말든 신경 안 쓴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도권은 다르다. 정치적 경쟁이 있다. 잘못하면 떨어진다. 우원식 의원은 국회의장 하면서도 주말마다 텐트 치고 민원 상담하고, 서영교 의원은 요즘도 행사 가서 춤을 춘다. 이 동네 국회의원이 그렇게 하는 거 봤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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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유세서 경제 위기 돌파할 '일 잘하는 후보' 부각━
그는 유세 내내 자신이 '경제 위기 극복'을 이끌 유능한 후보임을 강조하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확보하고자 애썼다. 구미 유세에서 그는 자신을 "국민 삶을 위한 유용하고 충직한 도구"로 표현하며 "누가 국정을 맡느냐가 중요하다. 정치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진 못해도 분명히 나아지게는 해야 한다. 국민의 손으로 상식과 존중이 통하는 나라, 기회와 보상이 공정한 나라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호소했다.
한편 보수의 심장, TK(대구·경북) 지역 민심에는 미세한 균열이 감지된다. 리얼미터가 실시한 5월 둘째 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 거주자 중 6·3 대선에서 '정권을 연장해야 한다'는 응답은 49.2%,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응답은 43.6%였다. 여전히 정권 연장 여론이 우세하지만 4월 넷째 주 조사(정권 연장 59.9%, 교체 34.6%)에 비하면 3주 사이 정권 연장 응답은 10.7%p(포인트) 감소했다. 보수 텃밭 내에서도 이 후보의 통합 메시지와 민생 공약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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