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I 기업 루닛과 뷰노가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보험 수가 미적용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이 지속되며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루닛 분기별 실적 추이. /인포그래픽=강지호 기자
국내 의료 AI(인공지능) 선두 주자인 루닛과 뷰노가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건강보험 수가 문제로 수익성 확보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사는 국내외 시장에서 수가 진입을 본격화하며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루닛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73.6% 늘어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루닛의 AI 암 진단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와 암 치료 영역의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의 매출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같은 기간 뷰노는 36.1% 늘어난 매출 75억원을 기록하며 9개 분기 연속 성장을 이어갔다. 지속적인 실적 상승은 뷰노의 주력 제품인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뷰노 메드 딥카스가 이끌었다.

양사는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적자는 지속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루닛의 올 1분기 영업손실은 2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뷰노는 34억원으로 11.3% 개선하며 적자 폭을 줄이는 데 그쳤다.

수익성 부진은 의료 AI 기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AI 의료기기는 건강보험 급여 대상으로 등재되기 어렵고 포함되더라도 의료 수가가 낮아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최근 루닛과 뷰노는 국내외에서 의료 AI 솔루션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 진입을 확대하면서 수익성 개선의 전기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루닛·뷰노, 국내외 수가 진입으로 수익성 개선 시도
뷰노 분기별 실적 추이. /인포그래픽=강지호 기자
루닛의 흉부 엑스레이 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이 지난해 혁신의료기술로 지정됐고 유방촬영 판독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는 같은 해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선별급여, 비급여 형태로 건강보험 수가 적용이 가능해졌고 국내 병원 도입 확대가 본격화된다면 실질적인 성장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루닛 관계자는 "흉부 엑스레이는 수가는 낮지만 수요가 많아 시장 규모 확대 여지가 크다"며 "유방촬영술은 기본 수가가 높은 데다 신의료기술 평가유예 제도상 비급여 수가 상한선이 없어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로 꼽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루닛 인사이트 CXR과 MMG가 건강보험 수가 적용이 가능해지면서 병원 현장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뷰노는 국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딥카스는 2022년 국내 최초로 평가유예 신의료기술에 선정돼 병원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뷰노의 흉부 엑스레이 판독 솔루션 뷰노 메드 체스트 엑스레이는 지난 2월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되며 비급여 사용이 가능해졌다.

미국 시장에서는 딥카스가 202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혁신의료기기(BDD) 지정을 받은 데 이어 올해 허가 획득을 기대하고 있다. BDD 지정에 따라 승인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뷰노는 허가 이후 미국 연방 보험청(CMS)의 혁신기술 보상제도(NTAP)를 통해 수가 신청을 추진 중이다. 오는 10월 NTAP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유럽 CE MDR 인증을 획득했다. 뷰노는 수가 진입 경험이 있는 오스트리아의 AI 전문기업과 협력해 유럽 내 딥카스 수가 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뷰노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은 국내보다 의료 AI 기기 시장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수가 진입이 된다면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