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회원들이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한 자구노력 및 1조원 투자 약속을 즉각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홈플러스가 갑작스럽게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배경에는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경영 전략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무리한 차입매수(LBO) 방식과 핵심 자산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전략이 홈플러스의 사업 기반과 경쟁력을 훼손한 결정적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14일 한국신용평가의 '2025년 1분기 부도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발생한 수조 원 규모의 차입금이 이후 문제의 시작점이었다. 당시 인수금융 4조3000억원과 상환전환우선주 7000억원을 포함해 홈플러스는 실질적인 상환 의무를 지게 됐다.


이후 홈플러스는 영업 현금과 보유 점포 매각으로 마련한 자금을 인수금융 상환에 집중했으며 그 과정에서 설비 투자(CAPEX)는 제한적으로만 이뤄졌다. 결과적으로 점포 경쟁력은 약화되고 임차료 부담은 증가했으며 이는 곧 이익창출력 저하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홈플러스는 전국적으로 126개 대형마트를 운영하며 업계 2위의 사업 기반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점포 매각과 제한된 투자로 인해 매출은 정체하거나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신용평가는 "우수한 시장지위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저성장 또는 역성장을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재무 지표에서도 악화는 뚜렷하다. 홈플러스의 순차입금은 2021년 2월 말 6조819억원에서 2024년 11월 말 6조4334억원으로 3년 만에 5.8%(3515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연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임차료와 이자비용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머물렀으며 순차입금은 여전히 현금창출력 대비 매우 과중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홈플러스는 2018년부터 매출이 역성장하기 시작했고 2021년부터 영업적자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매각한 점포의 영업이 중단됐음에도 고정비(인건비, 임차료, 상각비 등)가 줄지 않아 영업 손실이 장기간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후에도 외형 회복은 제한적이었으며 집객력과 매출 회복도 이뤄지지 않아 대형마트 시장 내 경쟁력은 과거 대비 현저히 약화된 상태라고 평가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사모펀드의 투자금 회수 전략은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신용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인수 대상 기업에 과도한 인수금융 상환 부담을 지우고 자산을 매각해 투자금을 조기에 회수하는 방식이 기업의 재무 안정성과 경영 전반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