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동조합 HD현대중공업 지부는 지난 19일 오후 5시30분 결의대회를 열고 올해 임금협상을 본격화했다. 지난 14일 회사에 단체교섭 요구안을 전달한 지 닷새 만이다. 노조는 20일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협상에 나선다.
노조는 역대급 투쟁을 예고하며 회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 노보를 통해 "HD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면서 "회사를 키우고 성장시킨 건 원하청 3만8000명 노동자들이고 성과를 제대로 나누지 않으면 신뢰도, 미래도 존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의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근거로 들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 매출 3조822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2조9877억원) 대비 27.9%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3억원에서 4337억원으로 1936.2% 증가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HD현대 산하 사업회사 노조와(삼호중공업지부, 전남조선하청지회, HD현대인프라코어지회, HD현대인프라코어 군산지회, 미포조선노조) 단체교섭 공동요구안을 전달하며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조선과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손을 맞잡은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실적 개선 시점에 맞춘 연대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사측의 부담도 커진다. 이들은 지난 17일 공동요구안을 전달하고 권오갑 HD현대 회장과 정기선 수석부회장과의 면담도 요구했다.
본격적인 임협에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울산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사무실을 찾아 백호선 지부장과 만나 노사 협력을 강조했다. 조선산업이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 발전하기 위해선 노사 신뢰가 바탕 돼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함께 성장하자고 했다.
올해 교섭은 지난해보다 치열할 것으로 관측된다. 노조는 지난해 임단협에서 쟁취하지 못한 성과급 지급, 근속 수당 인상 등의 보상안을 협상 테이블에 다시 올릴 계획이다. 회사는 "단체교섭은 노사 상호 간 이해와 조율을 통해 최대공약수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라며 "사우들의 총액 임금이 증가하는 동시에 회사의 지속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가겠다"고 했다.
한화오션은 아직 교섭을 시작하지 않았으나 올해 임금협상 역시 험로가 예상된다. 대우조선지회는 이날 국회 앞에서 '노조 탄압'을 규탄할 기자회견을 연다. 노조는 지난해 임단협 과정에서 회사가 특수선 파업 조합원을 고소한 것과 집시법 위반을 근거로 집행간부 13명을 고소, 고발해 노조를 억압한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RSU(지분보상형 주식) 지급도 요구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할 당시 '성과 목표 달성 시 RSU 지급' 조건을 제시한 바 있는데 이를 근거로 보상을 요구한 것이다.
회사는 노사 합의로 설정한 경영 성과를 달성하지 못해 약정 조건상 RSU를 지급하지 못한다고 맞선다. 한화오션은 2023년 노사 대표 간 상생 협약 합의서를 작성했다. 당시 노사는 '2023년 경영 실적에 따라 사측은 노조에게 RSU 300%를 지급한다'는 내용에 합의한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한화오션은 대우조선 인수 시 노동조합과 지급하기로 합의한 위로금 성격의 RSU지급을 미루고 있다"며 "한화오션의 노동탄압과 현장통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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