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크게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뉴스1 민경석 기자
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이 올해 5월 한달간 6조원 이상 불어났다. 다음달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에 따른 대출 한도 축소를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1일 뉴스1 보도 및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6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월말에 주택담보대출 실행이 몰리는 점을 고려하면 5월 증가액은 총 6조원을 뛰어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월간 증가폭으론 올 들어 가장 큰 수준으로, 지난해 10월(6조5000억 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많이 늘어났다.

주요 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가도 규모 4조원을 웃돌았다. 5대 시중(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2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7조 2956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743조 848억 원) 대비 4조 2108억 원 늘어나며 넉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5월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대비 3조 1527억 원 늘었다. 신용대출 잔액도 1조 815억 원 늘면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이후 4년여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주택 거래량이 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증폭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 거래는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효과를 누렸던 지난 2~3월 늘어난 바 있다. 대출은 1~2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오는 7월 시행을 앞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영향도 크다.

스트레스 DSR은 차주의 대출 금리에 가산 금리인 '스트레스 금리'를 더해 대출 한도를 산정하는 제도다. 주담대뿐 아니라 신용대출·기타 대출 등 사실상 모든 가계대출에 적용된다.

해당 제도가 시행되면 차주(대출자)가 갚아야 할 원리금(원금+이자) 규모가 늘어나고 대출 한도는 줄어든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3단계 적용 시 연봉 1억 원 수도권 거주자의 주담대 한도는 2단계 대비 약 3000만 원 줄어든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만큼 미리 자금을 확보해 두려는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p 내리면서 '대출 막차 수요'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직전인 다음 달까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