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구서 사람이?… 필리핀서 노숙자 사진 확산, 대통령까지 나서

필리핀 한 하수구에서 여성 노숙자가 기어 나오는 모습이 공개됐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필리핀 마카티시 번화가 하수구에서 나오는 여성 노숙자의 모습. /사진=William Roberts 인스타그램 캡처

필리핀 한 하수구에서 여성 노숙자가 기어 나오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각)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트타임스에 따르면 같은달 26일 필리핀 마카티시 번화가 모퉁이 하수구에서 로즈라는 여성 노숙자가 기어 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로즈의 모습이 담긴 사진은 필리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됐고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까지 해당 사태 수습을 위해 나섰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사회복지부에 빈민가에서 로즈를 찾고 그를 처리 센터로 이송해 종합적인 평가와 적절한 지원을 받도록 지시했다. 이후 렉스 가차리안 사회복지개발부장관은 지난달 29일 로즈를 소개하며 그가 작은 동네 가게를 열 수 있도록 8만필리핀 페소(약 200만원)를 지원하고 일자리를 찾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조치에 대해 "노숙인의 열악한 사정을 무시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필리핀 주택 부족과 노숙자 문제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인구 1400만명이 사는 수도 마닐라 노숙자 인구는 300만명 이상이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보르겐 프로젝트는 필리핀 노숙 문제 주요 원인으로 극심한 빈곤, 가정 폭력, 인신매매, 자연재해 등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