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구현모의 개인전 '에코스 프롬 더 캐비넷'(Echoes from the Cabinet)이 PKM 갤러리에서 7월 19일까지 관객을 맞이한다.
구현모는 섬세한 미감을 통해 시적인 울림을 선사하는 작업으로 주목받아 온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개인의 기억과 철학적 사유를 엮어낸 신작 28점을 선보인다. 전시 전체를 하나의 서사적인 구조로 구성했다.
작가는 재료 본연의 물성과 결의 흐름에 귀 기울이며, 각 재료가 지닌 밀도와 리듬, 감각과 균형을 탐색하고 이를 다양한 조형 매체로 풀어내는 데 집중해 왔다. 이번 전시를 통해 세라믹 작업, 행잉 및 스탠딩 조각, 페인팅, 드로잉 등 다채로운 신작들은 관객을 조용하면서도 깊은 여운 속으로 이끈다.
전시 제목 '에코스 프롬 더 캐비넷'은 작가가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조형적 사유의 조각들이 전시장이라는 외부 공간으로 확산되는 것을 의미한다. '캐비닛'(Cabinet)은 작가의 사적인 작업실이자 아이디어의 저장소이며, 그곳에서 비롯된 기억과 감각, 사색의 파편들은 '메아리'(Echoes)처럼 전시 공간 전반으로 퍼져나가 시각적인 파동을 생성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벽에 걸린 세라믹 조각과 그림들, 그리고 공중에 매달리거나 바닥에 놓인 조각 작품들이 눈에 띈다. 이 작품들은 금속과 자연물이 어우러져 무게감과 가벼움의 경계를 허물고, 보이지 않는 공기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세라믹 조각은 흙의 질감을 살리면서도 부드러운 곡선으로 강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표현하고, 그림들은 작가의 생각과 다른 작품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각각의 작품들은 고유한 매력을 지니면서도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마치 하나의 살아있는 숲처럼 특별한 공간을 만든다.
전시장을 걷는 관람객들은 질서와 자유로움이 공존하는 분위기 속에서 잔잔한 울림을 경험하게 된다. 작가의 손에서 탄생한 조각과 공간의 조화는 마치 숲속의 향기나 풀내음처럼 우리의 감각을 깨우고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구현모는 홍익대학교 도예과와 독일 드레스덴 예술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마틴 호너트 교수에게 마이스터슐러 학위를 사사했다. 아르코미술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성곡미술관, 뮤지엄 산, 아트센터 나비 등 유수 미술기관의 전시에 참여했다. 막스플랑크연구소(MPI-CBG)에서 미술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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