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된 공격수 이호재(25·포항)가 '아버지' 이기형 전 성남FC 감독이 이루지 못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출전에 도전한다.
이호재는 23일 발표된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출전 명단 23명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이호재는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뽑혔다. 이호재는 앞서 연령별 대표팀에는 이름을 올린 바 있지만 A대표팀 선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호재는 현역 시절 '캐논 슈터'로 이름을 떨친 이기형 전 감독의 아들이다. 이 전 감독은 측면 수비수 출신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자랑했는데, 이호재는 최전방 공격수로 대표팀에 뽑혔다.
한국 축구 역사를 통틀어서 부자 국가대표는 고 김찬기-김석원 부자, 차범근-차두리 부자, 이을용-이태석 부자에 이어 네 번째다.
대표팀 명단 발표 직후 이호재는 뉴스1과 통화에서 "쉬고 있는데 대표팀에 뽑혔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면서 "아버지를 포함해 가족들에게도 국가대표 발탁 소식을 전달했다. 아버지께서 축하해 주시면서 '이제부터 시작이다. 대표팀에서 더 열심히 하라'고 조언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월드컵 본선이 열린다. 이번 소집 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최선을 다해 홍명보 감독님 눈에 들어 월드컵 무대를 밟고 싶다"면서 "대표팀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호재가 동아시안컵에서 자기 능력을 발휘, 월드컵에 나선다면 의미는 남다르다. 이기형 전 감독은 1995년부터 2003년까지 A대표팀에서 47경기에 나섰지만 월드컵을 경험하지 못했다.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예선 활약에도 불구하고 본선 명단에서 제외됐고, 2002 한일월드컵 때는 무릎 부상 여파로 승선 기회가 없었다.
아버지의 월드컵행 무산은 이호재에게 더 동기부여가 된다. 이호재는 첫 소집부터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해 꾸준하게 기회를 잡겠다는 각오다.
이호재의 월드컵 본선행 꿈은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현재 축구대표팀 최전방은 확실한 주전이 없다.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이 최근 주전으로 낙점받았지만, 최전방 공격수는 여전히 경쟁 중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호재는 소속팀에서 꾸준히 득점하고, 동료와 연계 플레이 등에서 장점을 발휘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호재는 "(오)세훈이 형과 체형이 비슷해 (나를) 유사한 타깃형 스트라이커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좀 더 중원으로 내려와서 동료와 연계하는 플레이를 더 즐겨하고 좋아한다. 세훈이 형과는 이 부분에서 차이점이 있을 것"이라며 자신을 알렸다.
그동안 연령별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막상 경기에 뛰지 못했던 이호재는 A대표팀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을 꿈꾸고 있다.
이호재는 "동아시안컵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다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동기부여가 강한 만큼 더욱 의욕적으로 이번 소집에 임하며 대회를 준비할 것"이라면서 "대표팀이 원하는 스타일을 소화하는 선수들이 또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빨리 적응, 좋은 모습을 보여 앞으로도 꾸준히 대표팀에 승선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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