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대구FC의 잔인한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2승1무로 2025 시즌을 산뜻하게 출발한 대구는, 3월8일 대전전부터 7번의 승부에서 내리 졌다. 5월3일 제주와의 홈 경기에서 3-1로 승리하면서 오랜만에 한숨을 돌렸으나 이후 지금까지 9경기 연속 무승(3무6패) 터널에 갇혀 있다.
2일 현재 대구는 3승4무13패(승점 13)로 K리그1 최하위다. 대구만큼 부진한 수원FC(승점 16)가 있어서 충격이 덜하지만, 이미 10위 제주(6승5무10패 승점 23)와의 격차가 10점이나 벌어져 있다. 파죽지세 선두 전북과는 30점차 이상이고 2위권과도 20점이나 벌어졌다.
이제 막 시즌 반환점을 돈 상황이지만 벌써부터 '강등' 0순위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5월말 대구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해 6월부터 팀을 이끌고 있는 김병수 감독 체제에서도 아직 승리가 없다. 모두에게 숨 막히는 여름인데, 대구는 더 괴롭다.
이런 상황에서 맞이하는 코리아컵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대회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도, 암울한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도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승부다. 만약에 여기서도 반전을 도모하지 못하면, 이후 시간은 더 악몽이 될 수 있다.
대구FC가 2일 오후 7시 홈 구장인 대구IM뱅크파크에서 강원FC와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 대결을 펼친다. 두 팀 모두 '해볼 만하다' 생각할 경기다. K리그2 팀들이 격돌하는 부천과 김포의 경기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강호들이 짝 지어진 서울과 전북, 울산과 광주 경기에 비해서는 서로 의욕이 생길 매치업이다.
지난해 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다가 올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원FC도 놓칠 수 없는 경기지만, 절박함으로 따지면 대구가 앞선다.
불을 꺼달라고 지휘봉을 맡긴 김병수 감독 체제에서도 4경기 2무2패에 그치고 있다. 그래도 첫 3경기는 나름 경기력도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아 희망을 키웠으나 가장 최근인 6월21일 20라운드에서 0-3 완패해 허탈함이 컸다. 그때 상대가 공교롭게도 강원FC였다.
열흘 만에 다시 성사된 맞대결이다. 대구 입장에서는 당시 빚을 갚아야하는 경기이면서 어떻게든 무승의 고리를 끊어내야 하는 승부다. 관건은 시즌 내내 불안함을 노출하고 있는 수비진이 어느 정도 안정감을 보이느냐다.
부임과 동시에 '지극히 현실적인 축구'를 펼치겠다고 공언하며 수비 조직력 강화에 매진했던 김 감독이지만 아직까지는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3골이나 내줬던 경기 후 열흘 뒤 다시 같은 팀을 만나는 것이기에 김병수 감독도 대구 선수들도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다른 팀들이 쉴 때 경기를 이어가는 것이기에 더더욱 결과가 절실하다.
지난 주말 경기를 끝으로 K리그1 팀들은 휴식기에 돌입했다. 동아시안컵 참가를 준비하는 홍명보호가 7월3일 소집되기에 FA컵에서 일찍 탈락한 팀들은 이미 정비를 취하고 있다. 남들 쉴 때 준비했는데, 코리안컵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데미지가 곱절이 될 수밖에 없다. 심지어 대구는 일정이 또 있다.
대구는 7월12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울산HD와 K리그1 경기도 치러야한다. 울산의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참가로 미뤄진 일정이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그 어떤 팀보다 시간이 필요한 대구인데 외려 다른 팀들이 쉴 때 2경기를 더 해야 하는 대구다. 지금은 내용이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든 결과를 내야한다. 울산의 전력을 감안할 때, 강원과의 코리아컵에서 승부를 걸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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