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북미를 타깃으로 제작해 영화 '기생충'의 북미 흥행 성적을 깬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가 모국인 한국에서 개봉한다.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감독 장성호)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 작품의 제작자이자 각본가, 연출자인 장성호 감독이 참석했다.
'킹 오브 킹스'는 영국의 뛰어난 작가 찰스 디킨스가 막내아들 월터와 함께 2000년 전 가장 위대한 이야기 속으로 떠나는 여행을 그린 작품이다. 예수의 생애를 다룬 이 애니메이션은 국내 단독 제작 영화 중 영화 '기생충'을 꺾고 북미 최고의 박스오피스 스코어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케네스 브래너, 오스카 아이삭, 우마 서먼 등 유명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에 참여했으며 한국어판에서는 이병헌, 진선규, 이하늬 등 명품 배우들이 더빙에 나섰다.
이날 장성호 감독은 애초 이 영화가 북미를 타깃으로 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시나리오도 써보고 준비하다가 2015년쯤에 이제 해볼 만 하고 시도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기술을 활용하려면 적은 예산으로는 안 된다, 그때도 한국 애니메니션은 영유아 물에 특화돼 있다, 예산을 많이 써도 (제작비) 50억원을 넘기는 어려웠다, 완성도 높은 기술로 결과물이 나오려면 예산이 필요했고, 그러려면 북미 시장 타깃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성서 속 예수를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은 의외로 치밀한 전략하에 결정된 것이었다. 장 감독은 할리우드에서도 애니메이션은 오리지널 작품으로 성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픽사가 나오고 나서야 오리지널이 잘 됐다, 미야자키 하야오도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극장에서 개봉해 겨우 900만불(약 122억원)을 벌었다, 그런 것 속에서 그들에게 친숙한 원작 베이스로 가야겠다 해서 소재를 찾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찾게 된 작품이 찰스 디킨스의 '우리 주님의 생애'였다. '우리 주님의 생애'는 '킹 오브 킹스'의 원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찰스 디킨스가 아들 월터에게 예수의 이야기를 해준다는 애니메이션 속 설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장성호 감독은 "미국은 청교도가 세운 나라다, 비신앙인도 예수라는 인물이 역사적으로 실존한 것을 부정 못 한다, 인류 역사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인가, 이 소재는 시장에서 충분히 반응하겠다 생각했다"면서 "게다가 놀랍게도 예수를 주인공으로 한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이 한 번도 만들어진 적이 없다, 그것만으로도 이 작품이 잘 만들어지면 큰 상징성을 갖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연히 처음부터 북미 시장 타깃으로 했고 그 정도의 완성도와 작품성을 확보하려고 시나리오부터 신경 많이 썼다"고 덧붙였다.
'킹 오브 킹스'는 화려한 더빙 캐스팅으로도 화제가 됐다. 장 감독은 "A리스트 배우의 캐스팅이 중요했다, 제이미 토머슨이라는 디즈니에서 16년 일한 (캐스팅 디렉터)베테랑을 소개받으면서 생각보다 훨씬 좋은 캐스팅이 완성됐다"면서 케네스 브래너와 오스카 아이삭, 우마 서먼 등을 캐스팅할 수 있었던 비화를 밝혔다.
한국판 캐스팅도 화려한 것은 마찬가지다. 장 감독은 "한국에서는 미국에서 반응이 좋아서 캐스팅된 게 아니라 그 전에 캐스팅이 완성됐다"며 "관심 갖고 있던 주변 분들이 도움을 많이 주셨고 그분들 도움으로 일사천리로 캐스팅이 됐다, 내가 배우분들에게 제안하면 바로 흔쾌히 수락해 주셔서 원활하고 빠른 캐스팅이 완성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상할 정도로 캐스팅 운이 좋다"면서 "할리우드에서도 굉장히 놀라운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할리우드 분들조차 어떻게 이런 캐스팅이 가능할 수 있었느냐, 두 번 다시 나오기 힘든 캐스팅이라는 말을 해주셨다, 무엇보다 좋은 소재와 좋은 작품이라서 반응해 주신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킹 오브 킹스'는 오는 1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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