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지난달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고리 1호기의 해체 승인을 결정하며 영구 정지 8년 만에 해체 사업을 시작했다. 현대건설은 2023년 12월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등 국내 영구 정지 원전의 부지 상태를 확인하고 원전해체 절차를 수립하기 위한 용역을 수주하면서 사실상 국내 원전해체의 전초전 단계를 담당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전해체는 영구 정지, 안전 관리와 사용후핵연료 반출, 시설 해체, 부지 복원 등에 최소 10년 이상이 소요된다. 긴 기간과 까다로운 기술, 관련 법령과 장비의 제한으로 해체가 완료된 사례는 전 세계에서 25기에 불과하다.
현대건설은 미국 원전해체 사업을 통해 확보한 기술과 경험을 고리 1호기를 비롯한 국내 원전 해체 사업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2022년부터 원전해체 분야에서 독보적인 미국 홀텍(Holtec)사와 인디안포인트(IPEC) 1~3호기 원전해체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직원들을 현장에 파견해 관련 노하우와 전문 기술을 상호 교류하며 역량을 강화해 왔다.
이 프로젝트에서 현대건설은 ▲원자로 구조물 절단 및 오염 장비 해체 ▲사용후핵연료 제거 및 저장시설 이송 ▲건물 해체 및 폐기물 관리 등 원전해체의 핵심 공정을 공동 수행 중이다. 원격 자동용접 시스템과 특수 인양 시스템 등 해체 작업자의 피폭을 최소화할 첨단 기술 활용에도 적극 참여했다.
홀텍사는 미국 핵연료와 방사성 폐기물 관리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한 핵연료 건식저장 시스템을 보유했다. 현대건설은 해체는 물론 방사성 폐기물 저장기술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글로벌 원전해체 시장은 2050년에 규모가 5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향후 발주가 늘어날 국내외 원전해체 분야에서 수주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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