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상상의 고고학'(Fictional Archaeology)으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온 미국 작가 다니엘 아샴이 페로탕 서울에서 8월 16일까지 개인전 '기억의 건축'을 선보인다.
야삼의 작품 세계의 핵심 개념인 '상상의 고고학'은 현재가 미래의 과거가 될 것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카메라, 마이크와 같은 현대 오브제를 석고, 모래, 화산재 등의 지질학적 재료로 제작해 마치 발굴된 유물처럼 연출함으로써 현재를 과거화하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이번 전시는 고대 조각과 현대 오브제를 결합한 작품들로 관람객들을 찾아온다. 마치 미래의 고고학자가 발굴한 유물처럼 보이는 아샴의 작업은 과거와 미래의 시간적 순서와 위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이번 전시에서 아샴은 회화, 드로잉,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현실과 상상,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조형 세계를 펼쳐 보인다. 관람객들은 아샴의 시각을 통해 세계를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새로운 고고학적 가능성과 마주하게 된다.
특히 주목할 작품은 루브르 박물관 레지던시 기간 동안 제작된 '아말가메이티드 중의 비너스 오브 알레스(Amalgamated Venus of Arles)'(2023)다. 이 작품은 루브르의 석고상 원형을 바탕으로 실물 크기 복제본을 제작한 것이다. 관람자의 움직임에 따라 시각적 분열이 일어나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새로운 캐스트샌드(모래 조각) 흉상 연작도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 흉상들은 역사적 전례를 참조하면서도 동시대적 사고와 디지털 제작 기술을 접목한 결과물이다. 이 작품들은 고전 조각의 우아함과 르네 마그리트, M.C. 에셔에게서 영감을 받은 인식의 퍼즐을 동시에 보여준다.
2025년에 제작된 새로운 회화 및 드로잉 연작 또한 이번 전시의 중요한 부분이다. 차가운 단색 톤의 화면 속에서 거대한 조각상의 머리가 정글, 숲, 폐허 등지에 떠오르듯 등장하며, 마치 고고학적 발굴 현장을 연상시킨다. 인디아나 존스와 같은 탐험가의 이미지를 환기시키며 현대성과 고대성을 교차시키는 아샴의 기존 작업들과 긴밀하게 이어진다.
다니엘 아샴은 회화, 조각, 드로잉을 넘어 영화, 패션, 건축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다. 1980년 미국 클리블랜드에서 태어나 뉴욕 쿠퍼 유니언에서 회화를 전공했으며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낭만주의와 팝아트 사이를 오가는 그의 독특한 세계관 속에서 현재, 미래, 과거는 은유적으로 충돌한다. 그는 특정 상징과 표현의 '무시대성'을 다양한 문화 영역에서 실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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