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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신용·브랜드 우위" vs 대우 "조합안 전폭 수용"━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차 단지 인근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홍보관. 불과 도보로 2분 거리인 두 홍보관은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방문자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홍보관은 입찰에 참여한 건설업체들이 자사의 사업조건과 설계안을 소개하며 조합원을 설득하는 공간으로 수주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장에서는 사업조건과 설계안, 도급계약서 비교는 물론 경쟁사를 깎아내리는 신경전이 벌어졌다. 두 회사는 당사의 금리 조건과 설계가 경쟁사 대비 앞선다고 주장하는 등 첨예하게 대립하는 주장을 펼쳤다. 삼성물산은 조합사업비 자금 조달 안정성과 미래 가치를, 대우건설은 분담금 절감 효과와 혁신 설계를 내세웠다.
현장에서 만난 삼성물산 관계자는 "시공능력 1위 삼성을 선택하면 가구당 최소 9억6000만원 이상, 7357억원의 이익이 발생한다"며 "브랜드 가치도 삼성이 대우보다 서울 아파트 평당 매매가 기준 3414억원 높아 압도적인 미래 시세를 보장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건축은 결국 사업비 자금 조달 싸움인데 금리는 절대적으로 신용등급을 따른다"며 "AA+ 신용등급을 보유한 삼성물산이 대우건설(신용등급 A)보다 2%포인트(p) 낮은 사업비 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1122가구 규모의 '래미안 루미원'을 짓겠다며 조합안보다 낮은 수준인 3.3㎡(평)당 868만9000원의 공사비를 제시했다. 총 공사비는 6757억원, 공사기간은 43개월이다. 6·27 대출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이주비 LTV 150%를 제공하고 업계 최고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사업비 전액을 해당 시점 최저금리에 조달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대우건설은 1130가구 규모의 '써밋 프라니티'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공사비는 3.3㎡(평)당 869만6000원, 총 6778억원으로 삼성물산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공사기간은 47개월을 제안했다. 대우건설은 필수사업비 전액(4000억원 추정)을 CD금리+0.0%로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계약금, 중도금 없이 잔금 100%를 입주 시 납부하도록 해 분담금 이자가 발생하지 않으며 공사비도 분양 수익이 발생한 이후 가장 마지막에 받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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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허상, 대우는 무리수?"… 경쟁사 비방 '난타전'━
삼성물산 다른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서울시가 확정한 정비계획과 임대세대의 변경 권한이 없음에도 불법 설계를 제안했다"며 "대우 설계로는 사업 진행이 절대 불가능하므로 사업 지연의 피해자가 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다른 관계자는 "서울시의 인허가 기준이 최근 개정돼 제안한대로 추진이 가능하다"며 "오히려 삼성물산이 압구정2구역에서 빠지면서 급조된 설계를 들고 참여해 사생활 침해, 침수 우려 등 여러 하자가 있다"고 비난했다.
현장의 또 다른 삼성 관계자는 "누가 더 많은 약속을 하느냐보다 약속을 얼마나 잘 지키느냐가 중요하다"며 "삼성물산은 이번 사업에 5세대 래미안을 적용해 지역 최고 시세를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 관계자는 "리뉴얼된 하이엔드 써밋과 일반 래미안은 확실한 차이가 있다"며 "래미안은 개포 10여개 단지 중 시세 꼴찌이므로 브랜드 허상에 속지 말라"고 반박했다.
개포우성7차 재건축은 기존 802가구를 허물고 지하 5층~최고 35층, 15개 동, 1122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2020년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수주전 이후 약 5년 만에 이곳에서 맞붙게 됐다. 당시 경쟁에서는 삼성물산이 승리했다. 개포주공7차 시공사 선정 총회는 다음 달 2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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