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오는 9월 '차세대 뮤지컬 스타' 김수하(31)는 10년 만에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무대에 다시 오른다. 웨스트엔드는 미국 브로드웨이와 함께 세계 뮤지컬계의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김수하는 1일 서울 종로구 카페 라디오M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10년 만에 한국적인 작품으로 웨스트엔드 중심가에 위치한 극장에 설 수 있게 돼 영광스럽고 기쁘다"며 "태극기를 마음에 두르고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이날 인터뷰는 그의 웨스트엔드 무대 복귀를 기념해 마련됐다. 김수하는 2015년 뮤지컬 '미스사이공'에서 '킴' 역으로 웨스트엔드 무대에 데뷔했다.
그의 복귀작은 창작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하 '외쳐, 조선!)으로, 9월 8일(현지 시각) 웨스트엔드에 위치한 질리언 린 극장에서 공연된다. '스웨그 에이지 인 콘서트'(Swag Age in Concert)라는 제목 아래 100분간 펼쳐지는 특별 공연 형식의 무대다.
"저를 보러 오시는 팬분들 생겨 신기해"
'외쳐, 조선!'의 본공연 러닝타임은 약 140분이지만, 이번 런던 공연은 100분으로 40분가량 줄어든다. 김수하는 이에 대해 "(두 주인공) '단'과 '진'의 서사에 집중될 수 있도록 분량을 압축했다"고 했다.
이어 "무대 세트를 영국에 갖고 갈 수 없기 때문에, 세트 없어도 영국 관객에게 퀄리티 높은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어 '콘서트' 형식을 취하게 됐다"며 "실제 공연과 똑같은 안무, 노래, 동선이 갖춰진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무대와 한국 무대의 차이점을 묻자, "영국에서는 투어를 오래 했어도 제 팬이라서 저를 보러 와주신 분은 거의 없었는데, 한국 오니 제가 하는 연기, 제가 부르는 노래를 좋아해 주시고, 심지어 저를 보러 와주시는 팬분들이 생겨 정말 신기하다"면서 "팬분들 덕분에 지치는 순간에도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했다.
높아진 '케이(K) 컬처'의 위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10년 전만 해도 영국 친구들은 한국 하면 '강남스타일'밖에 몰랐다, 저도 '나 한국 사람이야' 하면서 말춤을 추기도 했다(웃음)"며 "요즘은 친구들이 먼저 좋아하는 한국 가수와 K-드라마를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주목받고 있는데, 우리도 개량한복에 갓을 쓰고 무대에 오른다(웃음)"며 "작품 안에 담긴 시조와 랩처럼 활용되는 힙합 스타일 음악 등을 통해 가장 한국적인 무대를 영국 관객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롤모델은 최정원…오랫동안 배우 하고 싶다"
이번 런던 공연에서 '진' 역을 맡은 김수하는 '단' 역의 양희준, '홍국' 역의 임현수 등 15명의 배우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동료들과 한국 대표라는 마음으로 간다"며 "우리가 (공연을) 잘 해냈을 때,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영국에서의 정식 공연 가능성에 대해서는 "욕심이 있다, 그래서 이번 공연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배우들이 무대를 꽉 채워 최선을 다해 열정과 에너지를 전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수하는 롤모델로 배우 최정원을 꼽았다.
"저도 선배님처럼 오래 뮤지컬 배우를 하고 싶어요. 엄마가 되면 엄마가 된 대로, 할머니가 되면 또 그 나이에 맞는 역할들을 꾸준히 해나가고 싶어요.
한편 '외쳐, 조선!'은 시조가 금지된 가상의 나라 조선을 배경으로, 백성들이 억압에 맞서 시조와 춤으로 자유와 정의를 외치는 이야기를 다룬다.
2019년 초연 이후 꾸준히 무대에 오른 이 작품은, 지난 6월부터 네 번째 시즌으로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김수하는 이 작품으로 국내 무대에 데뷔했으며, 같은 해 제4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여우 신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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