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중일 KB캐피탈 대표이사 /사진제공= KB캐피탈
빈중일 KB캐피탈 대표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끈 기세를 해외로 옮기고 있다. 국내 시장의 경기 침체와 건전성 우려로 성장세가 둔화되자 국내최대 KB금융그룹이 새로운 해외거점으로 육성 중인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확장하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캐피탈은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PT. Sunindo Kookmin Best Finance'(SKBF)를 통해 전기이륜차 제조사 일렉트럼(Electrum)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SKBF는 이번 협약으로 전기이륜차 구매 금융과 충전 인프라 확대를 지원하며 현지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 나선다. SKBF를 전기차·모빌리티 금융 거점으로 키우고 현지 완성차 제조사와의 협력 폭을 넓혀 수익 구조 다변화에 나서는 전략이다.


KB캐피탈 관계자는 "올해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라오스 등 현지법인의 기존 사업 내실을 다지고 유망 사업에 집중해 안정적인 균형 성장을 이루는 것이 목표"라며 "자본 효율성이 높은 상품 취급 확대와 철저한 입·출구 관리를 통한 건전성 관리로 안정적인 지속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보는 KB금융그룹의 인도네시아 확장 전략과 맞물린다. KB금융은 인도네시아를 베트남에 이은 떠오르는 신흥시장으로 지정하고 은행·손해보험·카드·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가 현지 영업망을 확장 중이다.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을 인수해 KB금융 해외 법인 중 최대 규모인 KB뱅크로 성장시켰으며 KB국민카드는 결제·할부금융 사업을 강화했다.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도 완성차·모빌리티·리테일 금융 영역에서 제휴 범위를 넓히며 그룹 차원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KB캐피탈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국내 부진의 영향을 받았다. 당기순이익은 1241억원으로 전년(1372억원) 대비 9.55% 감소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1219억원으로 전년 동기(968억원) 대비 25.93%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다. KB캐피탈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확대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빈중일 대표는 지난해엔 취임 후 당기순이익 248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