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케미칼은 14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여천NCC에 약 1500억원을 오는 20일 대여해주기로 의결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지난 11일 승인한 2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 자금 중 상당 부분이 여천NCC에 투입하는 것이다.
여천NCC는 최근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부도설이 불거졌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말 이사회에서 1500억원 규모의 자금 대여를 승인했으나 DL그룹의 지원이 늦어지면서 워크아웃 가능성이 제기됐다.
앞서 DL그룹은 여천NCC에 대한 자금 지원을 유보한 것은 '묻지마식 증자 요청'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3월 여천NCC의 시황 악화 등에 따른 요청으로 DL과 한화가 각각 1000억원씩 증자를 실행했다.
여천NCC의 유동성 위기는 해소됐지만 두 그룹 간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화와 DL이 여천NCC로부터 공급받는 원료 가격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여천NCC는 올해 초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총 1006억원 규모의 과세 처분을 받았다. 이 가운데 962억원, 비율로는 96%가 DL과의 거래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세청은 DL이 여천NCC로부터 에틸렌, C4R1, 이소부탄 등을 시가 또는 제조원가 이하로 공급받아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고 판단했다.
DL은 여천NCC의 자생력 강화를 위해 장기계약 등 안정적 원료공급 조건을 제안했지만 한화가 자사에만 유리한 공급안을 고수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적정 가격 경쟁력이 없는 계약은 여천NCC의 수익성과 현금흐름을 악화시켜 부실을 반복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화는 원료공급계약은 법과 시장원칙에 맞게 체결돼야 하며, 불공정 조건으로 인한 과세나 불공정거래 조사 등 법적 리스크를 차단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를 위해 외부 전문가의 객관적인 검증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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