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법(淨法)의 변천에 관한 통시적 연구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설민 스님이 승가를 다스리는 규범 '정법'(淨法)이 어떻게 보존과 갱신을 오가며 공동체의 청정을 지켜 왔는지, 사건과 문헌, 제도를 가로질러 복원한 '정법(淨法)의 변천에 관한 통시적 연구'를 펴냈다.


스님은 '정법'을 율장의 대체물이 아니라 시대 변화에 대응하는 '살아 있는 계율의 형식'으로 정의한다. '정법=형식'이 아니라 '정법=공동체를 지탱하는 운영 원리'로 이해하도록 이끈다.

정법이 승가의 뿌리임을 확인하기 위해 책은 붓다 재세기의 장면부터 시작한다. 코삼비 분쟁과 데바닷타 오법 논란은 '규범의 제정'이 곧 '청정 유지의 장치'였음을 보여 준다. 이 대목에서 율장은 개인 수행의 지침이자 공동체 질서를 위한 규범으로 기능했고, 정법은 그 규범을 현실에서 작동시키는 운영의 언어였다.

부처님이 입멸한 이후의 지형을 살핀다. 결집 전후 변화, 부파불교의 해석 차이, 인도 대승의 전환 속에서 '율의 절대 보존'과 '시대 적응'의 양극단이 교차한다. 저자는 자서수계, 십선계, 삼취정계 등 새로운 계율 체계가 '보살의 수행'이라는 윤리로 확장된 과정을 짚는다.


아울러 중국과 한국에서의 정법을 다룬다. 중국의 범망계와 선원 청규는 '외적 규범'에서 '내면화된 규범'으로의 전환을 보여 주며, 수행과 현실의 조화를 이룬 정법의 실천들을 제시한다. 이는 한국불교에도 계승되어 조계종 수행 전통의 기반이 된다.

저자는 결론에서 정법의 재정립을 수행, 교단 운영, 재가 신행까지 포괄하는 과제로 제시한다.

△ 정법의 변천에 관한 통시적 연구/ 설민 지음/ 역자 없음/ 민족사/ 3만 9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