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무릎까지 찬 물, 맨홀 들어 올린 아빠… "두 아들과 아내 위해"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인천 지역에서 물난리를 막기 위해 맨홀 뚜껑을 직접 들어올린 30대 남성 김동희씨가 화제가 됐다. 사진은 김씨가 맨홀 뚜껑을 들어 올리는 모습. /사진=뉴스1

인천 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도로가 침수되자 한 남성이 흙탕물 속에서 맨홀 뚜껑을 힘껏 들어 올려 물난리를 막았다.

지난 19일 뉴스1에 따르면 사건은 인천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지난 13일 낮 12시7분쯤 발생했다. 이날 인천 부평구 갈산동에 거주하는 김동희씨(31)는 폭우로 배수관이 역류해 자택 빌라 내부까지 물이 차오르자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집 밖으로 나섰다.


집에는 두 살배기와 생후 100일이 갓 지난 두 아들이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인천 전역에 폭우가 쏟아진 탓에 신고가 밀려들어 119나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즉각적인 조치를 기다리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김씨는 근처 편의점에서 분홍색 고무장갑을 사서 끼고 집에 있던 빗자루를 챙겨 곧장 갈산역 일대 도로로 나갔다. 그는 빗자루와 손으로 도로 갓길 배수로에 쌓인 침전물을 치워봤지만 이미 무릎까지 차오른 도로의 물은 좀처럼 빠지지 않았다.

그러자 김씨는 휴대전화 앱을 통해 맨홀의 위치를 확인하고 고무장갑을 낀 채 도로 중앙으로 들어가 맨홀 뚜껑을 직접 들어 올렸다. 이날 그가 들어 올린 맨홀은 총 4곳이었다. 맨홀을 열 때마다 물은 30분 만에 말끔히 빠져나갔다.

CCTV에는 김씨가 맨홀 뚜껑을 들어 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김씨는 "집에 있는 두 아들과 아내를 생각하니 몸이 먼저 움직였다"며 "작은 행동으로 물난리가 더 커지지 않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