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해보험이 올해 10월1일 캐롯손해보험을 품고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 5위로 도약할 전망이다./사진=한화손해보험
연간 매출 규모 1조원 이상의 자동차보험 공룡이 조만간 탄생한다.

주인공은 바로 한화손해보험이다.


한화손해보험은 올해 10월1일 캐롯손해보험을 인수합병하며 단숨에 자동차보험업계 5위로 도약한다.

한화손보는 캐롯손보의 자동차보험 CM(사이버마케팅)채널을 활용해 외형성장에 더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화손보와 캐롯손보의 자동차보험 매출에 해당하는 원수보험료(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전체로 매출)는 각각 3460억원, 2200억원으로 총 5660억원을 기록했다.
./그래픽=머니S 김은옥 기자
상반기 기준으로 한화손보와 캐롯손보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 합계가 5600억원을 넘은 것은 캐롯손보가 2019년 설립한 이후 처음이다.


한화손보는 캐롯손보의 지분 98.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오는 10월1일 캐롯손보를 합병할 예정이다.

현 추세대로 간다면 한화손보가 캐롯손보를 합병한 이후 올해 연간 기준으로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 1조1000억원 이상을 달성하는 건 무난할 전망이다.

그동안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5위였던 메리츠화재를 4년만에 꺾고 최상위 5위권에 들어가는 것이다.

한화손보는 손보협회에서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를 본격 집계하기 시작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5위였다.

이후 2021년 메리츠화재가 8059억원, 한화손보가 7437억원을 기록하며 한화손보는 6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2022년 역대최대치인 837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3년 7870억원, 2024년 7850억원으로 매년 감소세다. 올해 상반기에도 3460억원으로 202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화손보는 캐롯손보 인수로 메리츠화재를 넘어 자동차보험 부문 4위인 KB손보(2024년 원수보험료 2조9660억원)를 바짝 추격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한화손보의 자동차보험 매출 1조 클럽 진입이 의미 있는 이유는 자동차보험이 매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손보사들 주요 상품이기 때문이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으로 국내 16개 손보사의 전체 수입보험료 62조1412억원 가운데 자동차보험(9조7619억원)으로 15.7%로 장기손해보험(35조2820억원, 56.8%)에 이어 2위였다.

화재와 해상, 상해 등으로 구성한 일반손해보험(16조5792억원) 부문에서 자동차보험의 비중은 58.9%다.

그만큼 자동차보험이 손보사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특히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을 통해 고수익 상품인 장기보장성보험 판매를 위한 고객 DB(데이터베이스)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도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에 공들이는 이유다.

한화손보는 캐롯 브랜드를 활용해 메리츠화재와 격차를 벌리는 한편 4위 KB손보를 바짝 추격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한화손보는 올해 6월4일 이사회를 열고 캐롯손보 흡수합병을 최종 결정했다.

캐롯손보는 2019년 한화손보, SK텔레콤, 현대자동차, 알토스벤처스,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대형 투자사들이 합작해 설립한 국내 최초의 디지털 손보사다.

한화손보는 캐롯손보가 6년째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중장기적으로 흑자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캐롯 통합 후 시너지를 극대화 하기 위해 캐롯 브랜드를 유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