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이 페루 의료취약 계층을 위한 AI(인공지능) 암 조기진단 및 의료역량 강화사업을 추진한다. /사진=루닛
의료 AI(인공지능) 기업 루닛이 국가 단위 의료 AI 지원을 위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착수했다. 개발도상국 대상 제품 수출을 넘어 AI 기반 암 검진 지원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루닛은 최근 외교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발주한 '2025년 정부부처, 지자체, 공공협력사업 통합 공모'에서 페루 의료취약 계층을 위한 AI 암 조기진단 및 의료역량 강화사업이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정부가 발주한 ODA 사업 가운데 AI 기반 암 검진을 목적으로 한 첫 사례다. 루닛은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자로 선정됐다.

양측은 내년 4월까지 8개월간 페루 전국 공공의료 네트워크 SISOL과 함께 의료취약계층 및 의료체계에 대한 현지조사 작업에 착수한다. 루닛은 이번 사업기획을 시작으로 이후 KOICA의 평가절차에 따라 200만달러(약 28억원) 규모 파일럿 사업과 약 500만~1000만달러(최대 140억원) 규모의 본사업에 착수할 가능성을 확보했다.

루닛은 AI 기술을 통해 의료취약 국가 환자들의 공공의료 질적 개선과 의료 서비스 접근성 향상을 위한 ODA 확장에 노력해왔다. 지난해 6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와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보건복지 협력회의에 참석한 국가들로부터 다수의 ODA 참여의향서를 확보한 이후 AI 암 검진을 위한 ODA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 방한을 계기로 게이츠재단과 만나 아프리카를 포함한 개발도상국에 의료 AI 지원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하기도 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이번 페루 ODA 사업자 선정은 저개발국가에 AI 기반의 암 조기 검진 체계를 구축하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라며 "의료취약 계층이 AI를 통한 조기진단으로 건강한 삶을 이어가는 동시에 국가 단위의 공공의료 역량이 강화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