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 출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 의혹과 관련해 "오늘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사진은 명태균씨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청 국정감사에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기 위해 발언대로 향하는 모습. /사진=뉴스1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등에 대해 증언했다. 다만 오 시장은 다음 달 대질 신문을 이유로 진술을 거부했다.

23일 뉴스1에 따르면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 국감에 출석했다. 이날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사안은 시장의 개인적인 도덕성과 선거 공정성, 시장직의 정당성에 비추어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며 "명태균 증인을 두 번 만난 후 절연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입장에 변함이 없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오 시장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대질신문 때 수사기관에서 밝힐 것"이라며 "오늘 답변은 자제하겠다. 지금 위원님이 점잖게 물어보시지만 사실상 정당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계신다"고 말을 아꼈다.

이 의원은 "강철원 전 부시장 등 캠프 관계자들도 명태균 증인과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 다툰 뒤 지난 2021년 2월 중 절연했다고 했다"며 "그런데 강 전 부시장은 같은 해 3월20일 압수수색을 받았고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공표 전 여론조사 자료(PNR 조사가 시행한 2월21일~3월4일 BNL 조사)를 미리 전달받은 정황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장님께서 지난 2021년 3월14일 '훈풍이 분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이는 당시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과정에서 자신이 앞서는 여론조사를 인용한 것이며 그 조사가 바로 PNR 조사였다"며 "이미 명태균과 절연했다고 하면서도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활용한 것은 자가당착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나 오 시장은 "특검에서 밝히겠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이후 증인으로 출석한 명씨는 "김무성 전 대표가 여의도에서 오 시장을 소개시켜 주려 했는데 제가 도망을 갔다"며 "이후 지난 2020년 12월9일 반기문 전 총장을 김영선 의원과 함께 뵌 자리에서 계속 오 시장을 만나보라 독려받아 결국 그날 오후 4시 광진구 구의동에서 오 시장을 처음 만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지난 2021년 1월8일 오 시장이 김 의원에게 '명태균 회장을 소개해 달라, 그분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며 "그 요청으로 1월20일 중식당에서 40~50분간 대화했고 이후 강철원씨(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가 합류했다"고 했다.

명씨는 오 시장과 총 일곱차례 만났으며 해당 자료가 남아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1월22일 통화 당시 오 시장이 '돈이 없어서 2000만원을 김한정씨에게 빌리러 간다'고 했고 정치자금법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철강업을 하는 김 회장을 만나러 간다고 말했다"며 "그 뒤 김한정씨가 여론조사 비용을 대신 냈다"고 진술했다.

이 의원이 "3300만원 여론조사 비용 대납이 사실이냐"고 묻자 명씨는 "대납을 했고 5000 몇백만원 정도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 시장은 지난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씨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의 미공표 여론조사를 13차례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오 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씨가 당시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인 강혜경씨 계좌로 3300만원 상당을 대납하게 했다는 의심도 있다.

이와 관련해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오 시장을 다음 달 8일 피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날 조사에는 참고인 신분의 명씨가 함께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