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에서 늦가을의 고요와 여유를 만나보자. 사진은 백양사 전경. /사진=한국관광공사
산과 숲, 강과 호수가 어우러진 장성은 계절의 끝자락에서 느낄 수 있는 고요를 품고 있다. 고즈넉한 산사와 편백나무 숲 사이를 거닐고, 느긋한 발걸음으로 호숫가를 산책하다 보면 마음까지 가벼워진다. 한국관광공사가 자연 속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전남 장성의 여행지 3곳을 추천했다.
백양사
백양사 입구에 자리한 쌍계루. /사진=한국관광공사
백암산이 품은 천년 고찰로 오랜 세월 수차례에 걸친 중창과 복원을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유서 깊은 절이다. 사찰이 품은 정취와 단풍이 어우러진 풍경 덕에 가을이면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입구에 자리한 쌍계루는 수면 위에 비친 모습이 아름다워 예부터 선비와 문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2층 누각 천장에는 각양각색의 현판들이 빼곡하게 걸려 있다. 정몽주, 정도전을 비롯해 조선의 문장가들이 240여 수에 달하는 시문을 남겼다고 한다.


백학봉 아래 대웅전을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고요한 산사의 분위기가 흐른다. 대웅전 뒤편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팔층석탑이 있다.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인 용성스님이 가지고 있던 것을 봉안한 것으로 소원을 비는 탑돌이 장소로 유명하다. 사리탑에 소원초를 올리고 시계방향으로 세 번 돌면 된다.
축령산 편백숲(국립장성치유의숲)
축령산 편백숲의 하늘로 뻗은 나무들/사진=한국관광공사
전국 최대 규모의 인공숲으로 산림청이 국립장성치유의숲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의 무분별한 벌목과 6·25전쟁으로 황폐해진 산을 춘원 임종국 선생이 수십 년간 사재를 들여 되살린 곳이다. 약 4㎢에 이르는 산자락에 수만그루의 나무들이 우거져 있다. 대한민국 국유림 100대 명품숲에도 이름을 올렸다.

수령 60년 안팎의 편백나무와 삼나무들이 울창한 편백숲은 국내 최고의 삼림욕장으로 꼽힌다. 편백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는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면역력을 높여준다. 청정한 공기와 폐부 깊숙이 스며드는 편백 향은 몸과 마음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가벼운 산책길부터 하루 나절 트레킹 코스까지 다양한 테마길이 있어 취향에 맞는 코스를 걸으며 숲속의 여유를 즐기면 된다.
장성호 수변 산책길·출렁다리
장성호 출렁길의 황금빛 출렁다리. /사진=한국관광공사
1970년대 농업용수 공급 및 홍수 조절을 위해 건설된 인공 호수인 장성호는 사계절 내내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산책 명소다. 호숫가를 따라 조성된 수변길은 긴 제방을 사이에 두고 출렁길(8.4km)과 숲속길(4km)로 나뉜다.

한쪽으로는 호수를, 다른 한쪽으로는 숲을 끼고 걷는 출렁길은 절벽을 따라 나무 데크가 이어진다. 탁 트인 장성호의 경관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황룡을 연상시키는 주탑이 시선을 사로잡는 옐로우 출렁다리에 닿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만나는 황금빛 출렁다리는 바람이 불거나 사람들의 발걸음을 따라 흔들리면서 짜릿한 스릴을 안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