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26일 롯데지주 포함 36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의 주요 방향은 ▲실행력 강화 중심의 조직 변화 ▲리더십 세대교체를 통한 젊은 리더십 중용 ▲성과∙능력 기반 핵심 인재 등용 등으로 압축된다.
우선 롯데지주가 실무형 조직으로 거듭난다. 고정욱 사장과 노준형 사장이 롯데지주 공동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이들은 재무와 경영관리, 전략과 기획 등 두 파트로 나눠 전문성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조직을 운영한다.
각 계열사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9년간 유지한 사업 총괄 체제가 폐지돼 2022년 도입된 헤드쿼터(HQ) 체제는 사라졌다. 계열사는 대표와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핵심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롯데 화학군은 HQ를 폐지하고 전략적 필요에 따라 PSO(포트폴리오 전략 오피스)로 조직을 변경, 사업군 통합 형태 거버넌스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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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3분의1 교체… 신유열 역할 확대━
롯데는 이번 임원인사에서 고강도 인적쇄신을 위해 전체 CEO의 3분의1에 달하는 20명의 CEO를 교체했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슈퍼, 롯데이커머스 등 유통 주요 계열사를 비롯해 롯데웰푸드, 롯데건설 등의 CEO가 바뀌게 됐다.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등 부회장단 전원은 일선에서 물러난다.
이번 정기인사에서 2명의 사장 승진자가 나왔다. 박두환 롯데지주 HR혁신실장과 롯데GRS를 이끌었던 차우철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했다. 차 사장은 승진과 동시에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의 역할은 확대됐다. 신 부사장은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를 맡아 바이오사업을 공동 지휘한다. 롯데지주에 신설되는 전략컨트롤 조직에서 중책을 맡아 그룹 전반의 비즈니스 혁신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주도한다.
롯데는 직무 기반 HR제도 철학을 임원 인사에도 적용해 직무 전문성과 선제적인 혁신을 바탕으로 성과를 낸 인재를 검증해 중용했다. 1960년생인 김송기 롯데호텔 조리R&D실장은 대한민국 조리명장으로 올해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 만찬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공로를 인정받아 만 65세의 나이임에도 상무로 승진했다.
젊은 리더십 발탁으로 세대 교체 속도를 높였다. 신임 임원 규모는 81명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고 발탁 승진자 수도 크게 늘었다. 그룹 전체 60대 이상 임원 중 절반이 퇴임했다. 여성임원 4명을 승진시키는 등 여성인재 등용 원칙을 유지했다.
롯데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신속한 변화 관리와 실행력 제고를 위한 성과 기반 수시 임원인사와 외부 인재 영입 원칙을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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