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훈 부총리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7일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에서 진행한 누리호 4차 발사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누리호 4차 발사가 성공했다"며 "이러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누리호는 이날 새벽 1시13분에 발사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발사체 비행정보를 담고 있는 원격수신정보를 분석한 결과 누리호가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12기의 큐브위성을 목표 궤도(600㎞)에 성공적으로 분리안착시켰다고 전했다. 발사 후 정해진 비행시퀀스에 따라 모든 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며, 누리호 발사 신뢰성은 기존 66%에서 75%로 증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끈 첫 민간 주도 발사라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2022년 누리호 고도화 사업의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한화에어로는 이번 4차 발사에서 약 300개의 참여 기업을 총괄, 제작부터 조립까지 전 과정을 책임졌다. 정부가 중심이 됐던 이전 발사들과는 완전히 다른 흐름이다.
과거 우주산업은 군사·안보 목적에 따라 국가 주도로 성장해왔지만 2010년대 후반 미국의 스페이스X가 저비용 로켓 발사에 성공하면서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 시대가 열렸다. 해외에서는 이미 우주산업의 중심축이 국가에서 민간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한국도 이번 발사를 계기로 민간 주도 체제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에어로는 내년 누리호 5차, 2027년 누리호 6차 발사도 이끌 예정이다. 지난 7월엔 항우연과 약 24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2032년까지 직접 누리호를 제작하고 발사할 수 있는 통상 실시권을 확보한 것으로 5차 발사에서는 발사지휘센터, 발사관제센터 등의 참여 인원을 늘릴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은 2007년 나로호 발사대시스템 구축을 시작으로 누리호 1~4차 연속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발사 운영 역량을 축적해 왔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4차 발사 성공으로 국내 독자 기술로 구축한 발사대시스템의 안정성이 확인됐다"며 "누리호 5·6차 발사 운용과 함께 차세대 발사체 사업에도 적극 참여해 항공우주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KAI는 누리호에 설치된 차세대중형위성 3호 개발을 맡았다. 우주기술확보와 우주과학임무 수행을 위해 제작된 위성으로 기존 1호기에서 개발한 표준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KAI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중형급 위성이다. ▲지구 오로라 및 대기관 관측 ▲우주 플라즈마-자기장 측정을 통한 전리권 교란현상 관측 ▲ 바이오 3D 프린팅 기반 줄기세포 3차원 분화배양 검증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누리호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에 따라 2027년 6차 발사로 종료된다. 우주항공청은 누리호를 고도화하고 민간 참여를 넓힐 수 있는 7차·8차 발사 사업을 기획할 방침이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누리호 고도화 사업의 연장선에서 7차 발사에 대한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8차 이후부터는 적어도 매년 1년에 한 번 이상 누리호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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