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KoAct 글로벌K컬쳐밸류체인액티브' ETF를 신규 상장했다. 회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당 상품이 K콘텐츠나 푸드, 뷰티 등 한국 문화 전반에 걸친 핵심 기업을 하나로 통합해 투자하는 국내 최초의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ETF는 28일 기준 ▲하이브 ▲와이지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에스엠 등의 엔터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삼양식품과 농심, 에이피알과 아모레퍼시픽 등 식품 및 화장품 관련 종목도 포함됐다.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디즈니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도 담겼다. 회사는 K컬처 산업군과 글로벌 플랫폼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수익성을 담보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3분기 들어 국내 엔터 및 화장품 관련 ETF들이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엔터주 ETF는 최근 1개월 및 3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식품과 화장품 ETF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유사한 포트폴리오를 가진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K컬쳐액티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비율은 다소 다르지만 구성 종목은 유사하다. 이 ETF도 ▲하이브 ▲와이지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를 구성 종목에 넣었다. 식품주로는 삼양식품을 뷰티주로는 에이피알을 포함한 것도 같다.
하지만 이 ETF의 수익은 좋지 않다. 코스콤 ETF CHECK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MEFOLIO K컬쳐액티브의 10월27일부터 11월27일까지의 1개월 수익률은 8.94%였다. 8월28일부터 3개월간 수익률은 –16.51%로 손실 폭이 더 커졌다.
개별 분야 ETF를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엔터주 ETF인 KODEX K콘텐츠는 ▲1개월 수익률 4.41% ▲3개월 수익률 5.86%를 기록했다. ACE KPOP포커스는 ▲1개월 16.19% ▲3개월 20.14%였다. 식품과 화장품 ETF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HANARO Fn K-푸드는 ▲1개월 1.01% ▲3개월 4.66%를 나타냈다. TIGER 화장품도 ▲1개월 7.52% ▲3개월 14.87%로 부진하다.
증권가는 최근 엔터주 부진에 대해 3분기 실적이 전망을 밑돌며 기대감이 소멸한 결과라고 본다. 다만 2025년 상반기 기대가 과했던 것에 대한 실망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시장이 부진을 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한령 완화와 아티스트 컴백에 대한 기대 등으로 엔터주는 연초부터 6월30일까지는 코스피보다 상승률이 높았었다"며 "이 기대가 3분기 실적 발표와 한한령 해제 완화 무산으로 꺾인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체적으로는 MD 매출이 기대보다 낮았고 신인 데뷔 비용 확대로 인해 시장 전망을 밑돌면서 업종 전반에 조정이 나타난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그럼에도 현재의 부진한 흐름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2026년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의 K팝 콘텐츠가 미국 시장에 확산한 영향으로 구조적인 성장 구간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여 비관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상품을 출시한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현재의 조정기를 기회라고 봤다. 지성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매니저는 "엔터 관련 주가가 조정받은 지금이 오히려 일종의 기회"라며 "K팝에 대한 인기는 시들지 않았는데도 그간 높아진 눈높이 때문에 과도하게 하락한 상황이라고 시장을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미 엔터나 화장품 등 ETF가 나와 있는데도 새로 ETF를 출시한 계기에 대해서는 "엔터나 뷰티 등 세부 섹터만으로 했을 때는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가 어렵다"며 "해당 섹터가 이슈에 노출되면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때문에 K컬처 섹터 내에서 가장 좋은 기업을 택해 집중적으로 투자해 시장 부진을 극복하겠다"고 덧붙였다.
타 ETF 상품과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국내 종목에서는 엔터와 식품, 화장품 등 각 섹터의 변동성을 이용할 예정"이라면서 "특히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을 불러온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콘텐츠 기업도 한 축으로 삼고 액티브 운용의 장점을 살려 빠르게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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