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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하는 굉음, 아수라장이 된 10대 가수 청백전━
공연이 끝나갈 무렵인 저녁 8시30분쯤 '펑'하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무대 위 조명 장치가 터졌다. 전기 과열로 인한 합선이었다. 주최 측은 당황해 급히 막을 내렸고 불길이 막으로 옮겨붙으면서 무대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건물 밖에서는 불길이 건물 두 배 높이로 솟구쳐 정부서울청사까지 열기가 전해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깜깜해진 객석에서 관객들은 좁은 통로와 계단으로 몰렸고 넘어진 이들 위로 사람들이 연달아 쏟아졌다. 2·3층에서는 창밖으로 뛰어내린 관객도 있었다. 일부 가수들이 경상을 입었고 건물 관장 이남용씨는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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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 전기 설치·미작동 소방시설… 안전불감증이 만든 참사━
소방당국은 소방차 72대, 소방관 400명, 군 병력 170명 등 총 1020명을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군 헬기까지 동원한 끝에 불길은 약 2시간 만에 잡혔다. 재는 공연장 3000여평을 전소시켰고 당시 기준 2억5000만원의 피해를 남겼다.잔해가 식고 드러난 건 더 잔혹한 현실이었다. 사망 53명, 부상 76명. 3000여평의 공연장은 전소했고, 피해액은 당시 기준 2억5000만원에 달했다.
참사 후 드러난 사실은 더 냉혹했다. 회관의 소방시설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고 조명 설치는 무면허 전기기술자가 맡았다. 공연 당일 사용된 전력량은 회관 전체 전기의 절반을 넘겼다. 관리자는 위험을 인지하고도 공연 일정에 쫓겨 조명을 끄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관련 방송사 실무자 일부는 중실화 및 중과실치사상 혐의로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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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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