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운데)가 5일 경기도의회를 방문해, 김진경 의장(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 도의회 지도부에게 집행부의 행정사무감사 불출석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 /사진제공=경기도의회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5일 집행부의 행정사무감사 불출석으로 촉발된 경기도의회 파행 사태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히면서 10일 넘게 이어졌던 경기도와 도의회 간의 극한 갈등이 극적으로 해결됐다.
이날 김 지사의 유감 표명은 집행부의 행정사무감사 불출석을 주도했던 조혜진 비서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직후에 나왔다. 김 지사는 이날 경기도의회 예담채에서 김진경 의장과 최종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용호 국민의힘 원내부대표 등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운영위 행정감사와 관련 도지사 보좌기관 문제 제기는 경기도 공직자 전체와 연관되었기에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결과적으로 운영위 불출석으로 촉발된 최근 사태에 대해 도정을 책임지는 도지사로서 깊은 유감"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김 지사는 또한 "오늘을 계기로 의회와 도 집행부가 힘을 합쳐 관계를 정상화하기 바란다"면서 "민생을 위한 예산심의와 처리에 도의회가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경기도와 도의회의 갈등 수습은 백현종 국민의힘 대표의원이 지난 4일 오후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행정사무감사 거부에 대한 집행부 사과 등을 요구하며 10일째 단식 농성 중이던 백 대표의원을 김 지사가 당일 밤 10시경 병원으로 찾아가 20여 분간 대화를 나눴다. 다음 날 오전 조 실장의 전격 사의 표명에 이어 김 지사의 유감 표명까지는 채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이로써 경기도의회가 의회 정상화를 대가로 요구했던 조건은 집행부가 사실상 거의 수용한 셈이 됐다. 다만, 이번 사태의 또 다른 원인 제공자로 지목된 양우식 운영위원장(국민의힘)의 거취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아 갈등의 불씨로 남아있다. 양 위원장은 지난 5월 상임위 직원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한 혐의(모욕죄)로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김 지사의 사과 표명 직후 국민의힘은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힘은 '김동연 지사의 공식 사과', '조혜진 비서실장의 사퇴'라는 투쟁의 결과물을 얻어냈다"면서 "시급한 도민 민생과 복리 증진을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2026년 예산심의 정상화'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진경 의장은 "김 지사가 이번 행감 파행 사태에 대해 사과했고, 의회에서도 받아들이면서 예산심의 등 의사일정을 정상화하자는 이야기가 오갔다"며 "다음 주부터 예산안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우식 위원장에 대해서는 "양당이 합의해 별도 조치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