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뉴스1
국내 채권시장이 금리 상승 부담에 자금 이탈이 이어졌지만, 내년엔 분위기를 반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채권형 펀드 설정액(공모+사모)은 21조895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0월1일 기준 23조524억원 대비 두 달여 만에 1조원이 넘는 금액이 빠져나갔다.

이는 금리 상승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국내 국고채 금리는 지난 10월1일 기준 3년물 2.60%, 10년물 2.96%에서 이날 기준 각각 3.48%, 3.575%까지 올랐다.


채권시장 약세 배경으로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장기 동결 전망과 재정 확대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 미국 장기금리 고점 유지가 꼽힌다. 이는 금리와 환율 불확실성 우려를 키우며 채권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포지션 축소로 이어졌다.

다만 시장은 연말 연초를 지나며 채권 수급 여건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퇴직연금 집행과 연기금의 국내 채권 비중 조정이 일단락되면서 내년 초 채권 수급이 완만하게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 역시 외국인 선물 매도세가 진정되는 등 추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요인 등이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해외 채권시장 역시 급격한 금리 하락보다는 완만한 조정 국면이 예상된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환율 변동성을 줄인 환 헤지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장 심리가 여전히 위축돼 있지만 12월부터 계절적인 수급 유입과 더불어 국민연금 국내 채권 비중 축소가 일단락됐다"며 "기금 자금 유입 등 수급 연속성이 기대되는 회복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있는 모습. /사진=뉴스1
이에 증권가에서는 내년 자산 배분 전략으로 주식과 채권을 균형 있게 가져가는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되며 상승과 조정이 반복되는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변동성 관리가 중요해졌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주식 비중을 일정 수준 유지하되 채권을 통해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보완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최유정 하나은행 여의도PB센터 부장은 "내년 초 큰 틀에서 주식과 채권 투자 매력도는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상반기 주식과 채권 포트폴리오는 50대50 비중을 추천한다"고 했다. 이어 "해외채권의 경우 원 달러 환율이 현재 과거 평균 대비 매우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는 상황에서 환 헤지형으로 투자하는 것이 환율 변동에 따른 채권 이자 수익을 훼손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목표전환형펀드 등도 눈여겨 볼 투자상품으로 거론됐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초기에는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높게 가져가 수익을 추구하고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면 채권 등 방어 자산으로 옮겨 수익을 고정하는 구조다.

김필호 하나은행 여의도 PB센터 팀장은 "내년 풍부한 유동성 장세에서 성장률이 높은 종목과 섹터로 시장 변화에 잘 대응하며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목표전환형 펀드 상품을 주요 국내 주식 투자바구니로 설정하고 투자한다면 국내 주식시장 평균 상승률에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