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왼쪽) 국무총리가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선수와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 공관에서 인터뷰를 했다. /사진=국무총리실(뉴시스)
리그오브레전드(LoL) 세계 챔피언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 국내 게임산업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20일 총리실에 따르면 이 선수는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7차 K-토론나라'에서 김 총리를 만났다.

이 선수는 이 자리에서 "게임이 단순히 오락이나 시간 때우기보다는 많은 사람에게 영감·동기를 주는 영화 같은 콘텐츠처럼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김 총리가 질문하고 이 선수가 답하는 '총리의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선수는 "처음 프로게이머가 됐을 때는 인식이나 제도가 미비했는데 지금은 게임산업이 한국의 핵심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며 "특히 한국 e스포츠가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아지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에 비해 한국 게임산업은 아직 1등이 아닌 걸로 안다"며 "아무래도 사람들에게 인사이트와 영감을 주기보다는 단기적인 수익에 급급한 양산형 게임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선수는 "가챠(뽑기)를 하고 캐릭터를 성장시켜서 만족감을 얻는 양산형 게임은 인사이트를 얻기 힘들다"며 "스토리가 있고 잘 만들어진 게임은 리스크(위험)가 크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제작도, 수익성 내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 총리가 프로게이머의 길을 선택하는 과정에서의 고민과 프로게이머가 되고자 하는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에 관해 묻자 이 선수는 "저 역시 학업 포기와 소득 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게임 분야에서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부모들의 걱정은 타당하다"고 공감했다.

그는 "프로게이머가 되기로 결심한 후 가족들의 지지를 받았다"며 "내가 부모라면 자녀가 뭘 하고 싶어 하고, 왜 하고 싶어하는지 궁금해하겠지만 현실적인 문제라 타협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선뜻 허락해주진 않을 것 같다, 저 같아도"라고 덧붙였다.

이 선수는 LoL e스포츠팀 T1의 주장으로 지난 11월 초 열린 국제대회에서 통산 6회 우승을 달성하며 LoL e스포츠 사상 최초로 쓰리핏(3연속 우승)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