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두산은 이사회를 열고 두산로보틱스 주식 1170만주를 처분하고 해당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PRS 기준가격은 주당 8만1000원이며 계약 기간은 3년으로 합의 시 중도 정산도 가능하다. 총 처분 금액은 9477억원이다.
두산은 조달 자금을 통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재원과 재무구조 개선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PRS 거래가 SK실트론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SK가 지난 17일 공시를 통해 SK실트론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두산을 선정했다고 밝히면서 인수 재원 마련 필요성이 부각됐다. SK실트론의 예상 인수가격은 3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는데 두산의 현금성 자산이 약 1조20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자금 확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두산그룹은 SK실트론 인수를 통해 반도체 사업의 밸류체인 확장을 꾀하고 있다. 현재 그룹 내 반도체 사업은 소재(전자BG의 반도체 기판용 동박적층판 생산)와 후공정 테스트(두산테스나)를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여기에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이 합류할 경우 반도체 전방 소재부터 후공정까지 아우르는 강력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된다.
이번 지분 처분으로 두산의 로보틱스 지분율은 기존 68%에서 50%로 낮아진다. 다만 여전히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된다. 두산은 지분 매각 이후에도 두산로보틱스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면서 피지컬(Physica) 인공지능(AI), 로봇 솔루션 등 미래 성장 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사업적 시너지를 이어가겠단 방침이다.
두산 관계자는 "회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 결과 보유 주식의 50%를 초과하는 두산로보틱스 지분을 활용하기로 했다"며 "주가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PRS 방식을 선택했으며 현재로서는 두산로보틱스 주식에 대한 추가 매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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