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어린이들의 산타 관련 질문에 답하는 봉사에 참여했다. 사진은 어린이들과 통화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24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어린이들의 산타 관련 질문에 응답하는 봉사에 참여했다.
CBS 및 더힐 등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이날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클럽에서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의 '산타 추적' 핫라인으로 걸려 오는 전화를 받았다.

NORAD의 산타 추적은 1956년 시작돼 올해 70주년을 맞았다. 이 행사에는 미국 대통령과 캐나다 총리가 직접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어린이들의 질문에 답해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체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통화에 임했다. 하지만 중간에 본인의 정치적 메시지도 섞었다.

오클라호마주의 한 10세 어린이가 산타를 어떻게 추적하느냐고 질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전 세계에서 산타를 추적하고 있다"며 "그 산타가 착한지 착하지 않은지 확인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나쁜 산타'가 우리나라로 들어오지는 않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결국 산타는 착하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산타는 너를 사랑하고 나처럼 오클라호마도 사랑한다"며 "오클라호마는 지난 선거에서 나에게 아주 잘해줬기 때문에 나도 오클라호마를 사랑한다. 절대 오클라호마를 떠나지 마라"고 답했다.

8세의 캔자스주 어린이가 크리스마스 선물 가운데 석탄은 싫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석탄 말이냐?"라고 되물으며 "석탄은 깨끗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석탄'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축소하고 석탄 화력발전을 늘리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쓰는 표현이다.

그는 전자책 리더기를 갖고 싶다고 말한 워싱턴주의 아이에게는 "너는 분명 IQ가 아주 높은 아이"라며 "우리나라에는 이런 지능 높은 사람들이 더 필요하다"고 답했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어린이들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질문에 답해주면서 아이들에게 어떤 선물을 받고 싶은지와 형제자매가 있는지 등을 물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20분간의 통화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아이들의 전화는 온종일이라도 받을 수 있지만 러시아와 중국,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중요한 현안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일정을 마친 뒤에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급진 좌파 쓰레기(scum)'를 포함한 모든 이들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를 전한다"며 자신을 비판하는 야권 및 언론에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