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골프장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 남부의 여주-용인권이다. 이곳에는 30여개 골프장이 모여 있다.
이곳이 인기인 가장 큰 이유는 접근성이다. 경부, 영동, 중부, 중앙 등 여러 고속도로가 접근성을 보장해 주고, 유사시 활용할만한 대체 국도도 많다.
이에 비해 경기도 동부와 강원도 지역의 골프장들은 교통편이 좋지 않다. 거리상으로는 여주-용인지역과 비슷해도 접근성에서 크게 밀린다. 46번 국도인 경춘가도는 항상 막히고, 다른 길도 마땅치 않다.
그러나 서울-춘천고속도로는 수도권 동부와 강원도 지역의 골프장 입지를 획기적으로 바꾸어놓을 만한 대형 호재다. 당연히 회원권 가격도 뛰고 있다.
◆경춘라인 회원권 평균 55% 상승
서울-춘천고속도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춘 라인 골프장은 10여개에 이른다. 고속도로 종착지인 춘천지역 골프장은 물론 경기도 남양주와 청평 가평 등에 있는 골프장들이 모두 수혜 대상이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서울-춘천고속도로 주변 골프장의 올해 회원권 상승률은 평균 55.8%. 연초대비 회원권 가격이 하락한 곳은 단 한곳도 없다.
이현균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애널리스트는 “골프장 내부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자체 노력에 따라 개선할 수 있지만 접근성과 주택 택지개발 등의 요인은 골프장 입장에서 볼 때 피동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런 외부 호재는 회원권 시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우선 남양주 일대의 비전힐스와 양주, 해비치서울이 와부IC 및 화도IC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접근성이 좋아진다.
특히 비전힐스는 강북권 초고가권의 입지에도 불구하고 시장 대접이 소홀했다. 하지만 서울-춘천고속도로의 개통으로 법인과 개인골퍼들의 선호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비전힐스는 회원권 가격이 연초 5억2000만원 선이었으나 7월1일 현재 8억1000만원으로 뛰었다. 연초 대비 55.8%의 상승률이다. 중저가대인 양주는 1억2000만원으로 연초대비 34.9% 올랐다.
서울-춘천고속도로의 종착지인 춘천 인근에 있는 엘리시안강촌과 라데나도 강세다.
GS건설 소유의 골프장으로 춘천 길목인 강촌에 위치한 엘리시안강촌은 서울에서 거리상(서울시청기준 74km)으로는 멀지 않으나 교통이 혼잡해 그동안 회원권 시세가 높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춘천고속도로 강촌IC를 이용하면 훨씬 진입이 수월해지기 때문에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7월1일 현재 연초대비 69.2% 상승한 2억2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춘천에 위치한 라데나는 지난해 조세특례제한법으로 세금 감면을 받아 그린피가 저렴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서울-춘천고속도로의 개통으로 2시간 정도 걸리던 거리가 1시간 이내로 줄어듦에 따라 인기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올 상반기 가장 많이 상승한 종목 중 하나로 연초 1억2300만원에서 7월1일 현재 2억3500만원으로 치솟았다. 연초대비 91.1% 상승한 셈이다.
◆가평지역, 지리적ㆍ가격적 수혜 가장 커
서울-춘천고속도로의 개통으로 가격과 거리 측면에서 가시적인 혜택이 가장 큰 골프장은 가평지역권이다.
가평지역에는 고가권 골프장이 많은데 이들은 고속도로 개통 혜택으로 가격이 뛰고 있다. 마이다스밸리, 프리스틴밸리, 아난티클럽서울, 가평베네스트 등이 이 지역에서 만날 수 있는 골프장.
이현균 애널리스트는 “이들 회원권은 양호한 사용조건과 신설도로 호재로 투자종목 0순위로 지목돼 왔고, 개통을 앞두고 더욱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아난티클럽서울의 경우 자체적인 전면 리모델링공사라는 재료와 맞물려 상반기 상승률 상위 그룹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아난티클럽서울(옛 리츠칼튼)은 연초 2억3600만원선이었으나 7월1일 현재 2배 정도인 4억5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들 골프장들은 기존에는 46번 경춘국도를 타고 대성리를 지나 우회하는 코스를 활용해야 했다. 그러나 신설고속도로를 활용하면 시간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아난티클럽서울의 경우 서울-춘천고속도로 시발점인 강일IC부터 현재의 길을 이용할 경우 60.44km로 약 1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청평IC까지 28.87km로 30분이 채 안걸린다. 청평IC부터는 10분 이내다. 강남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기흥, 용인권과 비교해 접근성에서 전혀 손색이 없다.
◆춘천ㆍ홍천 골프장 더 생긴다
서울-춘천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이들 지역에 새로운 골프타운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종착지인 춘천시에서는 현재 4개의 골프장이 운영 중이고, 2곳이 공사 중이다. 또 홍천군에서는 2개가 운영 중이고, 1곳이 공사 중이다. 이와 별도로 이들 두 지역에서 골프장 사업계획 승인을 준비 중인 곳이 20여곳에 달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토지매입을 거의 마무리하고 인ㆍ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2012년쯤에는 이들 지역에만 20여개 이상의 골프장이 추가로 생겨 용인권과 맞먹는 골프장 밀집지역으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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