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에 이상이 생기면 AS센터에 맡기고 서비스에 불만이 있을 때는 민원실에 항의라도 하는데, 만약 내 주식에 문제가 발생하면 어디에 하소연을 하지?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최근 머니투데이방송(MTN)이 개성 넘치는 증권방송을 제작했다.

매주 일요일 오후 6시30분부터 9시까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이반장의 주식민원처리반'. 이종혁 증시전문가가 진행하는 이 방송은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고민을 상담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종혁 전문가는 민원처리반의 반장 역할을 맡고 있다 해서 '이반장'으로 불리는 데 그의 심층적인 증시 분석은 프로그램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또 시청자들의 집중력을 높여주는 이반장의 재치 있는 입담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_류승희 기자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증권방송

주식전문 포털 및 방송에서 일부 증시전문가들은 시시각각 특정 종목을 꼽아주며 매수 또는 매도를 추천하곤 한다. 시기를 잘 맞춘다면 전문가의 지시에 따라 주식을 사고팔면서 큰 수익을 올릴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특정인의 말만 따르면서 주식투자를 할 수는 없다. 스스로 분석하고 판단해 투자하지 않는다면 꾸준히 수익을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반장이 가장 강조하는 점도 이 부분이다. 개인투자자들에게 물고기를 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증권방송이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이반장은 "생방송 중 기술적으로 매수, 매도 의견을 주는 경우가 많은 데 그건 의미가 없다"며 "당장의 위기는 넘길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될 게 없다"고 밝혔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시청자들과 실제 카운슬링 하듯 방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업황과 종목에 대해 제대로 분석하는 법을 알려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정 주식을 추천하는 게 아니라 개인투자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 위함이다.

이반장은 "증권방송이 개인투자자들에게 급등주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는 것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며 "송해 선생님이 진행하는 '전국노래자랑'처럼 오랜 시간 변함없이 사랑 받는 한결같은 증권방송을 진행하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사진_류승희기자

◆주식,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해야 한다

이반장은 증권방송이 아닌 개인투자자들을 향해서도 쓴 소리를 던졌다.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 하고 있는 것은 주식 투자가 아니라 투기"란 지적이다.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면 자신을 한 번 돌이켜 보자. 본인이 특정 주식을 살 때 그 주식에 대해 얼마나 공부하고 따져보면서 샀는지. 아마도 상당수는 지인 또는 애널리스트가 단순히 "좋다"고 한 말만 믿고 주식을 샀을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장기적인 목표로 투자한 주식이라도 스스로 그 주식을 분석하고 잘 알지 못한 채 샀다면 투자가 아닌 투기란 의미이다. 이반장은 "솔직히 단기간에 가장 높은 수익을 내려면 작전주나 급등주를 노리는 방법이 최고"라며 "그러나 작전주, 급등주에 투자해 성공할 확률이 얼마나 될 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작전주나 급등주로 돈을 버는 투자자가 1000명 중 한 명에 불과할 텐데 그 한 명이 되겠다는 환상을 버리고 999명이 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하는 게 올바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단기간에 주식을 이해하려는 것도 욕심이다. 이반장은 "특정 책이나 방송을 통해 한두 달 만에 주식투자를 완성하겠다는 것도 모두 욕심"이라며 "단기간에 주식을 정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전제 하에 꾸준히 공부하고 경험하도록 노력하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누구나 주식 투자로 아픈 경험이 있겠지만 다음에 똑같은 상황에서 실수하지 않는 게 진정한 실력"이라며 "또 주식투자자들이 신문을 볼 때 유독 증권면만 집중해서 보는 데 더 열심히 읽어야 할 게 경제면과 산업면"이라고 조언했다.

◆지금은 IT와 건설업종 주목할 시기

현 장세에서는 IT 및 건설 업종에 주목할 만하다는 게 이반장의 분석이다. 특히 지금 주식시장이 안 좋다고 해서 두려워만 해선 안 된다는 것. 자칫 기관과 외국인들에게 농락당하면서 또다시 개인투자자들만 손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반장은 "적어도 리먼사태와 지난해 금융위기를 경험했던 투자자라면 이번 위기를 기회로 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라며 "반대로 기관이나 외국인은 개인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돈을 벌려고 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IT와 건설 업종을 관심을 가지라는 것. 이반장은 "일단 IT 업종은 계속 좋게 보고 있으며 종목 중에선 SK하이닉스를 최선호주로 꼽는다"며 "회사의 새 주인이 생겼고 SK그룹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란 점이 분명하므로 SK하이닉스의 강세를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건설사들도 유망한 종목으로 꼽힌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부동산규제를 완화하다보면 대형건설사들에 호재가 될 수 있기 때문. 또 그는 대형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수주도 2~3분기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이반장은 "증권방송을 하면서 바라는 바는 딱 한 가지, 개인투자자들이 똑똑하고 현명해졌으면 하는 것"이라며 "개인투자자들 모두 주식을 올바로 이해하고 단합해 기관이나 외국인을 이겨낼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