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직도 실손의료보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김동희 한화손해보험 강남지점장을 통해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꼭 알아둬야 할 사항과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빨리 가입할수록 유리
Q. 서울에 사는 27세(여) 직장인 김나영(가명)입니다. 실손의료보험 가입여부에 대해 고민 중인데요. 조금 천천히 가입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지금 가입하는 것이 좋은지 궁금합니다.
A. 보험은 자신의 소득수준에 맞춰 가입하는 것이 좋다. 김나영씨의 소득이 얼마이고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에 가입한 상품이 무엇인지 면밀히 따져본 후 가입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장기적으로 계약유지가 가능한지 자신의 재정상태 여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보험은 어떤 상품이든지 가급적 일찍 가입하는 것이 보험료도 싸고 보장혜택도 넓기 때문에 유리하다. 따라서 가입시기는 빠를수록 좋다고 조언을 해주고 싶다. 실손의료보험은 보험가입자가 질병이나 상해로 입원(또는 통원) 치료를 받을 때 부담한 의료비를 보험회사가 보상하는 상품이다. 일부 보험사에 따라 대부분 특약으로 가입되지만 실손의료비만 주계약으로 내놓은 상품도 있다.
Q. 실손의료비 보장은 어디까지 가능한가요?
A. 보험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평균 3년마다 계약을 갱신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금융당국이 갱신기간을 1년으로 축소시키는 내용의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므로 갱신기간 3년을 유지하고 싶다면 가급적 빨리 가입하는 것이 좋다. 실손의료보험 보장내역은 내시경, 상해 치료비·입원비 및 약값, 암 진단비, 한방병원 통원치료비, 응급실 비용 등으로 다양하다. 다만 보험료는 각 보험사마다 큰 차이가 있으므로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Q.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간의 실손의료보험 차이점은 뭔가요?
A. 손보사 상품과 생보사 상품 간의 큰 차이는 없다. 2009년 10월 금융당국이 표준화시킨 이후 보장이 대동소이하다. 다만 보험사 간 가격경쟁을 하기 때문에 연령대와 개인에 따라 보험료는 다소 차이가 있다. 또한 생보사들은 대부분 실손의료보험을 특약으로 내놓고 있지만 손보사들은 주계약 상품으로 출시한 경우가 많다. 생보사보다는 손보사가 실손의료보험 상품 개발에 더 주력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실손의료보험을 주계약으로 하고 싶다면 손보사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좋다.
◆3년 만에 손보는 실손의료보험
실손의료보험은 국민의 절반이 가입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가입고객이 늘어나는 만큼 보험금 지급률도 급증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갱신 때마다 보험료를 크게 올려 고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실제로 2006회계연도 기준 376만명 수준이던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는 2010회계연도에 1755만명, 2011회계연도에 2023만명으로 늘어났다. 올해 6월 기준으로는 2800만명에 육박했다. 지급된 보험금 규모도 2006회계연도에는 1141억원에 불과했으나 2010회계연도에는 2조4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시한폭탄처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실손의료보험의 부실을 막기 위해 보장범위를 축소하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우선 현행 3년, 5년 주기인 갱신기간을 1년으로 단축하고 보장범위를 진료비의 90%에서 80%로 축소할 방침이다. 또 보험료 책정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률 인상한도를 연간 25%에서 10%안팎으로 줄이는 방안과 특약을 끼워 파는 설계방식을 바꾸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보험회사들이 실손의료보험을 판매하면서 '80세까지 보장'과 같은 문구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내용의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확정해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소비자·보험사 모두 혼란 우려
만약 금융당국의 안대로 개정안이 확정될 경우 적지않은 혼란이 우려된다. 특히 1년마다 갱신되는 보험상품을 가입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헷갈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실손의료보험의 경우 갱신할 때마다 ▲보험사의 손해율 ▲물가상승 ▲의료수가 인상 ▲연령증가 등의 영향으로 보험료가 인상될 확률이 높다고 진단한다. 따라서 갱신시기마다 보험료가 변경되는 의료실비 보장을 제외한 특약들은 비갱신형으로 선택해 보험료가 인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특약은 자신의 상황에 맞게 선택해 가입하되, 특약을 많이 선택하면 보험료가 오르기 때문에 필요한 담보만 선택해 가입하는 것이 좋다.
의료비는 60대 전후로 많이 지출된다. 특히 평균수명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보장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보험기간을 최대한 길게 선택하도록 한다. 아울러 아픈 곳이 있거나 약을 먹는다면 가입할 때 제약이 있을 수 있으므로 건강할 때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르면 오는 9월께 감독규정 개정안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고자 하는 예비고객들은 개정안이 변경되기 전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일부 보험사들은 감독규정 개정안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보장범위 축소와 별도 판매가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손의료보험을 다른 상품과 묶어 판매해온 보험사들로서는 수익에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2만~3만원짜리 실손의료보험만 따로 판매할 경우 수수료가 적어 보험설계사들이 적극적으로 판매하지 않을 확률이 높아 효과 또한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기부담금이 늘면 불필요한 진료비 지출이 감소할 수 있지만 상품 매력이 떨어져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면서 "지금은 누가봐도 금융당국이 보험사들만 압박하는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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