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수익을 조기상환 받은 강모씨(45). 강씨는 수익금이 들어온 계좌를 확인하고 판매사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실랑이를 벌였다. 수익이 판매사에서 가입 당시 제시한 목표수익률의 절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강씨는 6개월전 연 최고 15% 수익을 추구하는 ELS에 1000만원을 넣었다. 그의 계산대로라면 150만원 안팎의 수익을 받아야 했지만 계좌에 들어온 돈은 70만원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화를 걸 때만 해도 기세등등했던 강씨는 석연치 않았지만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15% 수익률은 지급될 수 있는 최대한으로 투자기간 등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직원의 설명을 듣고 나서다.
 
주식시장의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ELS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계속되고 있다. 한동안 간접투자의 대표로 여겨지던 펀드를 밀어내고 새로운 대표주자로 자리를 잡은 듯한 모양새다.

하지만 무턱대고 따라잡기식의 투자는 곤란하다. 주변사람이나 판매사 직원의 얘기에만 끌려 투자했다가는 기대를 밑도는 투자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높다. 또 자금관리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되거나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특히 ELS는 각각의 상품마다 기초자산과 수익률, 수익상환 조건 등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고 기대하는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미리 몇가지 기준을 마련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지_일러스트레이터 임종철

◆ELS시장 급성장…불완전판매도 ↑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ELS시장이 연초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올해에만 30조원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13조1384억원, 14조28억원이 발행되면서 두번 연속 분기 기준 사상최대 발행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증권사와 은행 등 ELS 판매사의 상품설명 수준은 시장의 성장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올해 상반기 13개 증권사 310개 점포를 대상으로 ELS 판매에 대한 미스터리쇼핑을 실시한 결과 평균 점수는 76.5점으로 나타났다. 미스터리쇼핑 평가등급은 '우수'(90점 이상), '양호'(80~90점), '보통'(70~79점), '미흡'(60~69점), '저조'(60점 미만)로 평가됐다. 2개사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우수' 등급을 받은 증권사는 한곳도 없었다.


ELS의 기초자산, 만기상환, 자동상환 등 기본적인 내용에 대한 설명은 대체로 만족스러운 수준이었지만 기준가격 평가일 및 평가방법, 시나리오별 투자수익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설명은 미흡했다. 특히 최대손실가능성에 대한 설명이 저조했다.

특히 은행의 불완전판매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지난달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ELS 판매 실태를 점검한 결과 투자설명서 미제공 등을 비롯한 불완전판매 혐의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판매창구에서 투자자들의 이해도를 높인다는 핑계로 복잡한 세부내용 설명은 생략한 채 '주가가 반토막만 안나면 무조건 몇%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식으로 수익률만 강조하거나 ELS의 위험 대신 장점만 부각시키면서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며 "판매규모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상품에 대한 설명이 상대적으로 더 소홀해진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실현 가능성 등 미리 가늠해봐야

ELS는 미리 설정된 조건을 만족시키면 약속된 수익을 받고 반대의 경우에는 손실이 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상품이다. 보통 일정기간 동안 기초자산이 되는 주식이나 지수의 가격이 일정수준 내에서 유지되면 수익이 나는 구조다.

기본구조는 단순하지만 기초자산의 종류와 가격의 변동범위, 조기상환 조건 등이 추가되면 어렵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몇가지만 미리 알아둔다면 자신에게 맞는 ELS를 어렵지 않게 선택할 수 있다.

우선 원금보장여부와 기초자산(지수/종목)을 따져봐야 한다. 안정성은 원금보장형, 지수형, 기초자산이 1개인 경우가 높고 수익성은 그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주식시장이 횡보나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면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지수형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상승·강세장이 예상된다면 수익을 빠르게 확정짓는 조건을 가진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수익실현 가능성을 가늠해보기 위해서는 기초자산의 과거 흐름을 살펴보면 된다. 예컨대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3년 만기까지 50%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하지 않으면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 있다면 현재가격을 기준으로 과거 3년간 이들 종목이 50% 이상 등락폭을 기록한 적이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이다. 만약 두종목이 모두 50% 이상 등락한 적이 없다면 수익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상환기준도 잘 살펴봐야 한다. 상품에 따라 종가 또는 장중 가격, 하루 또는 3일 평균가격 등 수익을 지급하는 기준이 다르다. 상품가입 시 제시된 최고수익률은 시장 상황과 상환기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투자자들은 유의해야 한다.

연 최고 8% 수익이 제시된 3년 만기 ELS라도 3년 후 수익은 24%에 미달할 가능성이 있다. 조기상환 된 경우에도 실제로 받게 되는 수익은 줄어들 수 있다.
 
박진환 한국투자증권 WM부장은 "최고수익률은 모든 조건이 이상적으로 만족됐을 때 받을 수 있는 것"이라며 "제시된 수익률이 보장된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 투자기간은 반드시 상품의 만기까지로 정해야 한다. ELS가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조기상환된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반대로 기대한 기간 내에 조기상환되지 않는다면 투자금 운용계획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부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6개월 이내에 조기상환 되는 경우가 80%에 달했지만 올해 3월 이후에는 조기상환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상품의 만기가 아닌 조기상환 시기를 투자기간으로 설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LS는 매주 수십수백개의 상품이 신규 발행된다는 점을 활용해 다양한 상품에 시차를 두고 분산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