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반등에 대한 기술적인 부담이 상존하고 주가를 끌어 올릴만한 마땅한 소재도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쉬어가는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의 경기부양 의지를 확인하고 월말 경제지표 발표가 있기 전까진 당분간 코스피지수 1920~1970선 사이의 박스권 등락이 점쳐진다.
대형주들이 숨고르기를 하는 와중에 그간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은 중소형주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대형주 쉴 때 코스닥·중소형주는 '펄펄'
코스피지수는 7월 말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다 최근 조정 분위기로 접어들었다. 지난 7월26일 1782.47(종가기준)을 기록한 이후 8월16일 1957.91까지 단숨에 차고 올라갔다가 17∼22일까지 나흘 연속 조정 국면에 돌입했다. 23일은 전 거래일 대비 7.35포인트 오른 1942.54로 거래를 마쳤으나 상승탄력은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급등에 따른 심리적·기술적인 부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추가상승을 위한 '플러스 알파' 모멘텀이 뒷받침 되지 못하면서 지수가 정체양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유럽 리스크 완화 이외에도 미국의 QE3(3차 양적완화)와 ECB(유럽중앙은행)의 양적완화 가능성까지 기대하며 상승해온 만큼 이제 이에 대한 확인과정을 필요로 하는 게 주식시장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지수의 상승세가 둔화된 가운데서도 코스닥지수는 지난 9일 이후 10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500선에 바짝 다가서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8월에 단 3거래일만 하락세를 기록했으며 코스피시장 내 중소형주 역시 코스피 대비 상승흐름을 보여줬다. 한마디로 코스피지수 정체국면을 틈타 그동안 성과가 부진했던 업종 및 종목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삼성 갤럭시Ⅲ
사진_머니투데이
◆당분간 국내 증시는 '중소형주 스타일'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소형주가 주목을 받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중소형주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정부는 중소기업 지원방안 중 하나로 '중소·중견기업 투자 촉진 및 경기 활성화를 위한 설비투자펀드(2014년까지 3조원) 조성계획'을 밝혔다. 수출입은행도 올해 수출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지난해보다 9000억원 많은 15조원으로 늘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중소기업 지원책이 쏟아질 거란 기대감도 없지 않다.
아이폰5, 갤럭시노트2 등 신규제품과 윈도우8 등 애플리케이션 확장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42.7%를 IT(전기전자)가 차지해 긍정적인 이벤트가 중소형주에도 온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형주의 실적모멘텀이 대형주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 최근 실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단기이익모멘텀이 연일 저점을 경신했지만 중소형주는 8월 들어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되는 조짐이다.
특히 중형주는 7월 말을 저점으로, 소형주는 8월 초를 저점으로 단기이익모멘텀의 반승세가 뚜렷하다. 최근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실적모멘텀 약화 흐름을 감안한다면 중소형주의 상대적인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매수세 유입도 심상치 않다. 코스피 급반등 후 대형주들은 가격 부담이 커졌지만, 코스닥과 중소형주는 가격메리트와 호실적 등을 겸비해 수급적인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되고 있는 코스피의 휴식기에는 코스닥과 중소형주의 선전이 나타났다"며 "수급상 대형주를 이끌어 줄 주체가 등장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중소형주로 투자전략을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옥석 가리기' 필수, 눈에 들어오는 중소형주는?
그렇다면 어떤 중소형주를 눈여겨봐야 할까. 중소형주 안에서도 주가는 차별화될 수밖에 없다. 요즘 중소형주가 연일 몸값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고점 부담감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을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웅필 KB자산운용 이사는 "올 하반기 주식시장은 종목별로 희비가 많이 엇갈릴 수 있다"면서 "코스닥시장에서도 여전히 상위 종목 위주로 움직이긴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철저하게 실적 위주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KB자산운용은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을 최근 신규 매수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순한 소주인 '좋은데이' 브랜드를 내세워 인기몰이 중인 무학의 지분 8.11%를 신규 매수했으며, 납축전지주인 아트라스BX를10.31% 갖고 있다. 또 농수산홀딩스를 최대주주로 둔 선진지주 지분도 10.30% 신규 보유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실적과 수급모멘텀을 겸비한 중소형주로 성광벤드, 태광, 파트론, 미래나노텍, 인탑스 등을 추천했다. 이 연구원은 "시장방향성이 다소 모호한 시점에서 중소형주와 개별종목이 대안으로 부각되고 실적 및 수급모멘텀이 함께 뒷받침되고 있어 단기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동양증권의 스몰캡 리서치팀은 엘비세미콘, 동성제약, 일진디스플레이, 인터플렉스, 대덕GDS, 한솔케미칼, 뷰웍스 등을 추천했다. 이 가운데 동성제약은 정로환 등 일반 의약품과 세븐에이트 등 염모제 점유율이 높다는 점에서, 인터플럭스는 삼성과 애플이라는 글로벌 메이저업체를 주고객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오스템임플런트
사진_머니투데이
현대증권은 오스템임플란트, 매일유업, AJ렌터카를 유망한 중소형주로 꼽았다.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매출액이 약 1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2013년부터는 해외매출이 국내매출을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병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매일유업은 분유 안정성 문제, 담합 과징금 등으로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95% 증가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AJ렌터카는 국내 2위 렌터카업체로 전체 차량의 80% 이상이 업무용 중장기 렌탈인데 비용절감 효과로 경기 부진 시 업무용 렌탈 수요가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경기방어적인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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