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지표가 나아지자 중국 투자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중국의 정권교체 효과로 인해 중국경제가 다시 과거 명성을 되찾을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됐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새로운 지도부의 정책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글로벌 경기상황이 악화되면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그러다 최근 중국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관심이 다시 중국을 향하고 있다.

중국의 9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는 6개월래 최고수준인 51.2를 기록하며 경기회복 기대감에 힘을 실어줬다. 일반적으로 PMI 수치개선은 수출력 회복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 8월 중국의 수출은 7월 전년 동기대비 5.2% 상승한데 이어 8월에는 이보다 높은 7.2%의 증가율을 보였다. PMI가 개선되자 경제성장률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2분기 7.5%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8%대의 경제성장률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주가도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초 상하이종합지수는 2000선 밑으로 떨어지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으나 8월에 들어서며 다시 2000선을 회복한 것. 현재는 2150~2200선을 오가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경기선인 120일선을 넘어서며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민 KB투자증권 투자전략팀 팀장도 "당초 바닥이라고 예상했던 2000선이 올해 초 한번 깨진 후 최근 반등해 2000선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현재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익률은 홍콩H주펀드, 중장기 투자는 중국본토펀드

중국 주식시장이 상승세로 전환되자 중국펀드 수익률도 플러스로 돌아섰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펀드인 홍콩H주펀드와 중국본토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각각 15.25%, 3.03%로 나타났다. 최근 수익률이 회복되면서 연초 이후 수익률도 0.2~2.5%대로 회복됐다. -0.38%를 기록한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과 비교해도 견조한 수준이다.

홍콩H주펀드의 수익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외국인의 투자가 쉽다는 장점 때문이다. 중국본토주식 투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중국정부의 허가가 필요한 반면 홍콩H주는 외국인 투자 장애가 상대적으로 적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공급된 유동성 자금이 주로 유입돼 지수상승을 이끌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같은 맥락으로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도 홍콩H주다.


김형민 팀장은 "홍콩H주가 외국인 투자비중이 높은 만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 종료를 실시할 경우 증시에 유입되는 유동성의 양이 줄어들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중국본토주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수익률은 홍콩H주펀드만 못하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내수 살리기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상승 여력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중국펀드 투자를 고려중이라면 중국본토펀드가 더 매력적이라고 조언한다. 홍콩H주는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라는 예고된 이슈를 안고 있는 반면 중국본토주는 정부 정책 등에 힘입어 향후 상승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PB리서치 과장은 "중국본토주는 홍콩H주보다 변동폭이 적은 데다 현재 중국정부가 내수시장 살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중국본토주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추세 상승은 시간이 필요

하지만 지금 중국의 주식시장 상승을 추세적 상승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오 과장은 "현재의 중국 주식시장 상승은 지난 8월 중국정부가 대출금리 자유화를 실시하는 등 금융구조개혁을 위해 조여 왔던 자금을 일시적으로 시장에 푼 효과로 볼 수 있다"며 "현재의 상승세가 추세적인 현상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과장은 그 시기를 내년 봄에 열릴 예정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로 꼽았다.

김형민 팀장 역시 "중국의 경기회복이 선진국 경기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에 따른 것인 만큼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이후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하이종합지수가 2010년 3500까지 갔던 것을 고려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 상대적으로 상하이지수가 낮은 현시점이 중국에 투자할 적기라는 게 김 팀장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