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루루’라는 중국 모델을 기억하는가? 지난 2012년 4월 중국 베이징 모터쇼에서 간루루는 치골과 가슴골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파격적인 드레스를 입고 중국 대륙을 뒤흔들었다.당시 그녀는 지난 2011년 아찔한 가슴라인을 선보였던 배우 오인혜에 빗대어 ‘대륙판 오인혜’라는 별칭으로 회자돼 국내에서도 주목받은 바 있다.



간루루의 노출은 단발로 그치지 않았다. 모터쇼에서 관심을 독차지했던 그녀는 한 달 후인 5월 상하이 국제 주방 욕실비 박람회에서 한 쪽 엉덩이가 그대로 드러낸 은빛의 ‘반 하의 실종’패션으로이목을 사로잡았다.그해 6월 피혁 패션위크에서도 상상 그 이상의 노출 패션을 선보이며 ‘노출 여왕’이라는 칭호를 얻게 됐다



간루루의 끊임없는 노출 마케팅은 유명 TV드라마 시리즈인 ‘공주출산3’에 합류하게 된 계기를 마련했으며, 행사 몸값도 우리 돈 2000만 원에 육박했다. 한 마디로, 그녀는 걸어다니는 '이슈메이커'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간루루의 벗기 전략, 노이즈 마케팅, 누드 동영상, 강남스타일 패러디 영상들은 점점 대중을 무디게 했다. 그녀의 노출은 점차 무관심으로 변했다. 간루루를 따라 과감한 노출을 감행하는 ‘제 2의 간루루’들이 등장한 상황에서 더 이상 그녀의 필살기인 노출은 무용지물이었다.



우리나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앞서 언급된 오인혜나 배소은, 여민정, 하나경 등 생소한 여배우들이 노출 드레스로 주목을 받아왔지만, 섹시함과 노출을 계속적으로 어필하지 않는다. 실제로 이후 이들의 인터뷰를 찾아보더라도 노출보다는 여배우로서 다가가려는 자세를 보인 경우가 더 많다.



10월 3일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했다. 영화제를 하나의 축제의 장이라는 것을 놓고 봤을 때 주최 측이나 영화 관계자, 대중에 이르기까지 입에 오르내릴 수 있는 컨텐츠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 레드카펫 행사다. 레드카펫에서 선보이는 파격적인 여배우 드레스, 깔끔한 남배우의 스타일은 앞으로 1년 동안 사람들의 뇌리 속에 기억되고 회자될 것이다. 이마저 없다면 축제의 장이 허전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