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류승희 기자


재즈의 발상지 뉴올리언스에서는 과거 에스파냐, 프랑스 등 유럽 강대국들의 지배를 받은 경험에 인디언 문화, 흑인 음악 등이 혼재되면서 다양한 색깔을 가진 문화가 탄생했다. 마치 영혼이 살아 숨쉬듯 곳곳에서 그들만의 독특한 색깔을 보여준다.

먹거리 또한 마찬가지다. 뉴올리언스의 소울푸드(흑인전통음식)는 흔히 케이준(Cajun) 또는 크레올(Creole)이라 표현된다. 케이준이 서민층을 대표하는 투박하면서도 검박한 요리를 뜻한다면, 크레올은 정교한 프렌치 스타일이 엿보이는 요리를 일컫는다.


서울 강남 신사동 가로수길 뒤편에 자리한 ‘피어17’는 바로 그런 뉴올리언스의 소울푸드를 소개한다. 정통의 맛을 구현하고자 현지에서 사용하는 향신료나 식재료 등을 까다롭게 준비했다. 메뉴의 대부분은 시푸드이며, 남부식 바비큐 요리 등 몇가지 육류메뉴도 포함하고 있다.

사진=류승희 기자

대표 메뉴인 보일드 시푸드는 해산물에 25가지 재료를 활용해 직접 만든 시즈닝을 첨가해 삶고 소스를 곁들여 먹는 요리다. 우선 해산물의 종류와 양을 선택해야 한다. 기본 1파운드부터 주문할 수 있다. 종류는 크로우피시, 새우, 대게 등이 있다. 특히 뉴올리언스의 인기 식재료인 크로우피시(crow fish)는 직접 공수해와 현지의 느낌을 살렸다. 취향에 따라 두가지 이상 섞어서도 주문이 가능하다. 테이블 위에 올려진 커트러리 박스에 마련된 비닐장갑을 사용해 손으로 소스를 발라 먹는 게 특이하다면 특이할 수 있는 식사법이다.

뉴올리언스 굴 요리가 특화된 점을 살려 오이스터바도 운영한다. 날이 쌀쌀해질 무렵인 11월부터 3월까지는 통영 햇굴을 사용해 한정수량만 판매한다. 그외에도 사계절 내내 굴 요리를 맛볼 수 있도록 굽거나 시금치나 빵 가루 등을 활용한 락펠러 스타일을 준비해두고 있다.


한끼 식사로 즐길 수 있는 메뉴들도 있다. 쌀 요리인 잠발라야는 프랑스와 스페인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것으로 스페인의 빠에야와 유사하지만 해산물과 소시지를 넣어 살짝 태우듯 조리했다. 보다 매콤하고 자극적인 맛이 구미를 당긴다. 포보이는 기다란 형태의 샌드위치로, 고기나 튀긴 해산물이 들어가 묵직한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독창적인 칵테일도 인기에 한몫 한다. 허리케인은 버번스트릿 등 현지 술집에서도 쉬이 만나볼 수 있는 칵테일로 과일 맛을 다양하게 표현했다. 상큼한 맛이 두드러지지만 알코올도 제법 강한 편이다. 섬뜩한 비쥬얼의 샤크어택은 영화 죠스의 한 장면을 그려낸 듯한 모양새지만 새콤달콤한 맛으로 여성들에게도 반응이 좋다.

위치 잠원로에서 신사중 방면으로 직진하다가 우측 신한은행 골목으로 진입해 두블록 지나 전방 건물 2층
메뉴 보일드시푸드 크로우피시 1파운드 2만1000원, 피어세븐틴 잠발라야 1만7000원, 생굴 1/2접시 7000원, 치킨포보이 1만2000원
영업시간 12:00~23:00
전화 02-549-5324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