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별로 보면 이런 현상은 더욱 뚜렷하다. 외국인이 대량 매수하고 개인이 매도한 종목들은 대부분 크게 올랐다. 개인이 순매수한 종목들은 상승률이 시장 평균상승률을 하회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처럼 외국인은 매도하고 개인은 매수한 종목들은 상승하기는커녕 하락했다.

코스닥도 마찬가지다. 시가 최상위 세 종목 중 셀트리온은 개인이 매수했지만 외국인이 매도하면서 주가가 22.3%나 떨어졌다. 반면 외국인 순매수, 개인 순매도 종목인 서울반도체와 파라다이스는 각각 16.5%, 32.8% 올라 코스닥시장 상승률 2.3%를 크게 넘어섰다. 



지난 두달간 외국인이 매도했거나 순매수 금액이 적었던 종목이라도 뒤늦게 외국인이 매수세를 강화한다면 관심을 가질만 하다. 개인투자가가 체감적으로 강세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동안 외국인이 사는 종목 가운데 52주 신고가를 낸 종목들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신고가를 낸 종목이 주로 속해있는 종목군이 주도주 군단이다. 외국인이 사는 우량주라고 해서 동시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경기민감주들이 선도적으로 오른 후 다른 종목들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먼저 오른 종목들이 조정을 받는 동안 다른 종목이 오르는 순환매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하기 좀 더 수월하다고 볼 수 있다. 외국인이 후발적으로 사기 시작한 후 바닥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는 종목에 편승하거나, 신고가에 접근 중인 종목이 신고가를 돌파할 때까지 추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를 할 수도 있다.


중장기적인 상승추세로 돌아선 경우에는 가끔 차익 실현을 하면서 '갈 때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투자를 지속하는 것이 수익률 극대화에 도움이 된다. 아직 조심스럽긴 하지만 '갈 때까지'의 '갈 때'가 2011년 4월에 기록했던 코스피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는 것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해볼 만하다.

세계시장의 선두주자인 미국의 다우지수, S&P500과 유럽의 독일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따라서 현재 아시아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고 상대적으로 저평가인 한국시장이  최고치를 돌파하지 못하란 법도 없다.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에서 돈이 빠져나오더라도 그 돈이 한국으로 들어오며 수급이 유리해진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시장 주도하는 종목군 투자 유리

물론 언젠가 상투가 나타나겠지만 장기투자 목적의 주도세력이 추세적으로 매수하고 있는 동안엔 갑자기 하락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적다. 2003년 4월29일부터 2004년 4월23일까지 약 1년간 외국인이 총 27조3000억원 이상 순매수했을 때 코스피는 569.02에서 시작해 936.06까지 56.7%나 올랐다.

그 뒤 2005년 3월3일부터 2007년 11월6일까지 외국인이 36조9787억원이나 순매수하는 동안에도 코스피는 1007.36에서 2054.24까지 100% 이상 치솟았다. 2009년 3월17일부터 2010년 4월30일까지 약 1년간 외국인이 총 42조4000억원 이상 순매수할 때 역시 코스피는 1125.46에서 1741.56까지 54.7%나 상승했다.

그 뒤 외국인은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며 순매수 금액을 늘려갔고 2010년 말 2000선에 다시 올라섰다. 이처럼 외국인이 많이 매수한 다음에는 매수 강도가 약화되더라도 장기간에 걸쳐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면서 시장의 흐름을 조율해가면 더 크게 오를 수도 있다.

연기금을 비롯한 국내 투자자금이 우호적이면 더욱 힘이 실린다. 현재 주변 여건이 전반적으로 양호하고 아직 상투의 조짐도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대량 매수하는 과정인 만큼 서둘러서 상투를 염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올해 상반기의 외국인 대량 매도가 마감되고 7월11일부터 10월21일까지 약 4개월 동안 외국인은 14조원6883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매수기간과 금액을 과거와 비교해볼 때, 앞으로도 오랫동안 10조원 이상의 금액이 추가로 들어올 수 있다. 상투권에서는 흔히 개인 매수세가 강화되는데 지금은 개인이 확신을 가지고 들어오는 분위기도 아니며 여전히 펀드 환매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주식투자에서 항상 돈을 벌 수는 없다. 수익 낼 확률이 높은 장세의 기간보다는 수익 내기 힘들거나 애매한 장세의 기간이 더 길다. 따라서 수익 낼 확률이 높은 장세에서 시장을 주도해가는 종목군에 투자하지 않은 채 장기수익률을 높이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되새겨 볼만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