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이 저물고 있다. 올 한해 투자시장을 이끌었던 트렌드를 되돌아보면 2014년 트렌드를 예측해볼 수 있다. 올해 투자시장을 휩쓸었던 투자트렌드는 단연 '중위험 중수익'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높은 리스크가 수반되는 고수익 상품에 대한 투자부담이 커졌다. 그렇다고 제로금리에 가까운 예금상품에 투자하기에는 물가상승률을 감당하기 어려운 게 현실. 이에 '중위험 중수익'이 신조어처럼 등장했다.

또한 올해에는 중소형주펀드가 인기를 끌었다. 중소형주펀드는 올 상반기 미국 양적완화 규모 축소와 테이퍼링 등 대외악재로 대형주 위주의 코스피지수가 약세인 상황에서 코스닥이 강세를 보이면서 주목받았다. 이러한 투자트렌드가 내년에도 이어질지는 증시의 향방에 달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박스권장세 이어진다면?

전문가들은 2014년 증시의 향방을 크게 두가지로 내다봤다. 코스피지수가 2050선을 찍고 상승세를 타거나 올해처럼 1900~2100선을 오가는 박스권장세가 이어지는 경우다. 적어도 코스피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김현석 NH농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식시장이 크게 상승하거나 아니면 올해처럼 박스권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두 가지 시나리오로 투자포트폴리오를 짜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우선 내년 주식시장이 박스권장세가 이어진다면 롱숏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롱숏펀드는 박스권장세에 강한 펀드다. 따라서 박스권장세가 이어진 올 한해 수익률이 좋았다. 지난 16일 기준 국내에 설정된 공모형 롱숏펀드의 연초이후 평균수익률은 7.91%다. 이는 국내주식형펀드 연초이후 평균 수익률인 -2.11%를 한참 웃도는 수준이다. 롱숏펀드 가운데 설정액이 가장 큰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자[주혼]A'는 연초 이후 11.4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한 박스권장세가 이어질 경우 중소형주가 다시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코스피 2000 뚫고 상승세 탄다면?

내년에 코스피지수가 미국 양적완화 축소 등대외악재를 뚫고 상승세로 돌아선다면 대형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형민 K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형주가 이끄는 상승장이 펼쳐질 경우 대형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성장형펀드의 수익률이 좋아질 것이므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다소 주춤했던 그룹주펀드의 재도약도 기대해볼 만하다. 지난 몇년간 수익률 상위 펀드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던 삼성그룹주펀드는 올해진한 성과를 올렸다. 상반기에 대형주가 약진을 보인데다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우려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대형주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전망한 2014년 투자유망한 업종은 자동차, IT, 화학, 건설, 조선, 은행 등이다. 특히 IT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3D프린터 등 이슈가 다양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지수상승을 이끌 업종으로 지목됐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갤럭시 기어'를 선보인 삼성전자가 대표적인 웨어러블 관련 기업이다.

정지만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이외에도 삼성전기, 한솔테크닉스, 티엘아이 등도 웨어러블 디바이스 관련 기업으로 주목해야할 기업"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