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다. 아이스크림을 팔다 온 한 남자. 보컬 강습을 하다 온 한 남자. 이 두 남자는 ‘가수’가 되기 위해 하루하루 꿈을 키워가는 R&B 발라드 남성듀오 ‘2MUCH’이다.
‘준비된 신인’들에게 익숙한 지금. 아직 2%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2MUCH’는 순수한 열정만 가득한 ‘생 초짜’ 신인이다. 테오(27), 임정호(28) 두 명이 뭉친 ‘2MUCH’는 지난 2012년 ‘Why’라는 싱글앨범을 발표하며 가수로 데뷔했지만 ‘바위에 계란치기’를 경험했다.
배우고 싶었지만 배울 기회가 없었고, 노래를 부를 무대가 없었다. 기회에 대한 갈증으로 목이 마른 두 남자는 갈증이 쌓이자 감성을 얻었고, 기다림의 시간이 쌓이자 여유를 가졌다. 그리고 ‘2MUCH’는 ‘2MUCH만의 목소리’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사진=왼쪽 테오, 오른쪽 임정호>
#포텐 1. 잘생긴 순수청년의 도전 ‘날 보며 웃어준다’
착하고 잘생긴 청년 2명이 날 보며 웃어준다. 로맨틱한 화이트데이. ‘이러한 인터뷰도 괜찮구나’ 싶은 생각에 웃음이 절로 지어지는 이 때. 한 남자가 몹시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한다. 이제 인사만 나눴을 뿐인데 테오가 물만 3잔째 마셨다.
“긴장되세요? (하하) 편하게 이야기하자구요!”
“하... 네! 긴장 안 했어요! 내가 왜 이러지. 그런데 뭐 물어보셨죠?” (테오)
인터뷰도 처음, 기자와의 대면도 처음이란다. 이 신인 남성 듀오 ‘2MUCH’는 아직도 온라인 포털 사이트에서 자신의 이름을 검색해보며 꼼꼼히 댓글을 보고, 신기해하는 ‘생 초짜들’이었다.
사색이 된 두 사람의 얼굴표정과 굳은 자세가 제대로 말이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는데 카운터펀치를 날린다.
“(눈을 끔뻑끔뻑 거리며) 뭐부터 말해요?” (테오)
다 큰 남자들의 순수함에 웃음이 터졌다. 이렇게나 순수한 남자들의 노래는 오는 4월 온라인 음원 공개를 앞두고 있다. ‘2MUCH’는 떠나버린 그녀가 사진 속에서만 웃어주는 슬픔을 노래한 ‘날 보며 웃어준다’를 시작으로, 매혹적인 그녀를 유혹하기 위한 미디엄템포 R&B 발라드 ‘너무나 예뻐’, 소심한 남자의 센 척하는 고백을 노래하는 ‘서투른 고백’까지. 1달에 1곡 씩 공개하며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혹시 우리의 첫 앨범을 기억해주시는 분이 있을까요. 홍보도, 기회도, 무대도 없었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에 애착이 많이 가요. 특히 이번 앨범은 직접 작사도 하면서 우리의 이야기를 더 담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호)
사실 ‘2MUCH’는 지난 2012년 12월, 첫 싱글앨범 ‘Why’를 발표했다. 수록곡 ‘왜 이래’는 독특한 정호의 목소리와 감미로운 테오의 목소리가 합쳐져 여심을 자극하기 충분한 곡임에도 빛을 보지 못했다. 나이를 먹을수록 기회는 줄어들었고, 무대에 한 번 서는 것조차 어려웠다.
“데뷔 무대를 갖고 싶어요.” (테오)
#포텐 2. 잊히지 않는 ‘첫 무대’의 짜릿함으로 ‘데뷔 무대’를 그린다
자기소개를 부탁했다. 앞으로 손을 힘차게 뻗으며 “우리는 2MUCH예요”라거나, 신인다운 패기를 보이며 미리 짜 맞추고 온 소개 멘트도 없었다. 국어책 읽듯이 담담히 이어지는 자기소개다.
“저는 빠른 88년생이고, 부산에서 태어나 계속 살았고, 올라온 지 얼마 안 된 촌놈입니다.(하하) 키는 177cm이고 몸무게는 63kg. 음악을 시작한 계기는...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고 싶었어요. 무턱대고 보컬 학원을 등록했죠. 밴드 동아리나 소속사 오디션이요? 소심해서 도전도 못했어요. 그냥 노래 좋아하는 평범한 대학생이었죠.” (테오)
그러다가 테오는 2012년, 2~300여명의 예선을 뚫고 1차를 통과한 ‘동성로 가요제’ 무대에서 짜릿한 맛을 느꼈다. 이어 최종까지 승승장구 올라간 테오는 11팀 중 대상을 거머쥐었다.
당시 부른 노래인 가수 허각의 ‘Hello’, 이 노래를 부른 대구 동성로의 ‘무대’는 그에게 가수의 꿈을 꾸게 했다. 또한, 그의 목소리에 어울리는 음악 장르를 찾는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세금을 제외한 상금 90여만 원을 들고 그는 닥쳐올 운명도 모른 채 천진난만하게 외쳤다고 한다.
“거봐, 내가 대상 타 온다고 했재?” (걸걸한 부산 사투리의 테오)
이렇게 테오의 음악 인생이 시작됐지만, 순탄치 못했다. 달랑 20만 원만 들고 서울에 사는 친구 집에 들이 닥친 테오는 지난 1집 발매 뒤로 보컬 트레이닝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거나 축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지금은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일한다.
테오는 지금 동성로의 무대가 아닌 브라운관에 비칠 가요 프로그램 무대와 팬들로 가득 찬 콘서트 무대에 설 날을 고대하고 있다.
“저는 87년생. 음악은 중, 고등학교 때 밴드 동아리에 들면서 시작했어요. 친구가 ‘예쁜 누나가 있다’며 끌고 간 그 곳이 제 인생의 시작이었던 거죠. 그룹 장미여관 배상재 기타리스트 형 아세요? 그 형이랑 인디 밴드로 활동하면서 공연도 했고... 군악대, 뮤지컬 공연, 가이드 녹음, 그디고 보컬 트레이너 강사로도 일하고 있어요. 저도 모르던 사실인데 계속 음악을 손에서 놓지 않았네요.(허허)” (정호)
정호는 고등학교 밴드 공연에서는 주로 R&B, 흑인음악에 빠져 있었다. 지역 내 축제 공연 무대를 하던 중 이를 보고 SM, JYP 등 대형 소속사들의 캐스팅을 줄이어 받았다. 그런데 당시 그는 음악으로 돈을 벌겠다는 마음이 없었다. 지금 그 때를 회상한다면.
“철이 없었죠.(하하) 지금은 소속사가 없는 상태나 마찬가지에요. 예전에는 그냥 음악이 좋았을 뿐인데 예기치 못하게 기회가 많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막상 하려고 뛰어들어 보니 (캐스팅을 제안하는 소속사가) 없네요. 기회도 없고. 틈도 좁고. 나이도 찼는데 계속 안 풀리는 듯하더니 마지막으로 가수 제의가 왔었어요. 그래서 지금의 ‘2MUCH’가 탄생했어요.” (정호)
#포텐 3. 제 2의 플라이투더스카이를 노리는 ‘2MUCH’의 목소리
지난 1999년, 개성 뚜렷한 남성 듀오 ‘플라이 투 더 스카이’가 노래 ‘Fly To The Sky’로 가요계를 평정했다. 플라이 투 더 스카이는 2009년 후 5년 만인 올 상반기 컴백을 앞두고 있다. 신인 ‘2MUCH’가 이 거대 뮤지션들을 이길 수 있을까.
“이기다뇨? 브라운 아이즈, 플라이 투 더 스카이, 투빅... 색깔 뚜렷한 남성 듀오 가수 분들이 많지만, 우리도 ‘2MUCH’만의 색깔이 있다고 생각해요. 락발라드를 좋아하는 테오와 R&B 발라드를 좋아하는 제가 만나서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호)
좋아하는 노래 장르부터 낯가리는 성격, 말투, 버릇, 습관, 이상형, 옷 입는 스타일, 머리 스타일까지. 가만 보면 두 사람은 전혀 공통점이 없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게 됐을까.
“(하하) 테오는 정말 이상한 애다 싶었죠. 테오가 머리에 무스 1통은 다 쏟아 부은 것처럼 앞머리를 하늘로 치켜세워서 (하하) 지금도 생각만 하면 웃겨요. 제발 쟤는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옆에 있네요. 볼수록 귀여운 아이에요. 친동생처럼 밝고 귀엽고. 친구처럼 의지도 되고... 허당기가 많아서 심심할 틈도 없고요.” (정호)
물을 많이 마셨던 탓에 4번째 화장실을 다녀오던 테오가 양반은 못되는 듯 눈치를 챘다. 테오에게 정호 형의 첫인상은 어땠을까.
“보시면 알겠지만, 이 형 무표정이면 엄청 무서워보여서 말도 못 걸 정도에요. (옆에서 전혀 아니라고 발버둥 치는 정호) 천천히, 차근차근 알아가게 됐어요. 형이 얼마나 착하고 귀여운지. (키킥) 아, 그 때 제 머리요? 노래에 자신이 붙고 나서 소속사 오디션을 봤었는데 매번 특색이 없어 떨어진 것 같았어요. 강한 첫인상을 남겨야 할 것 같아서... 한껏 세웠죠 뭐. 그래서 성공했잖아요? (하하)” (테오)
참 즐거운 테오고, 참 진중한 정호다. 이렇게 다르기만 한 두 남자는 가수 데뷔라는 꿈을 꾸며, 형제처럼 살갑게 서로를 응원하고 의지했다. 문득 이렇게 음악밖에 모르는 두 남자가 험
하기로 소문난 연예계에는 어떻게 진입하려는지 걱정이 앞섰다.
“하... 가만 보니 우리 둘은 만나기만 하면 음악 이야기만 했네요. 왜 그랬지. 뭐가 좋을까요. 한 번도 생각 안 해봤네. 캐릭터라... 있긴 해야 한다던데. 테오는 유쾌하고 잔재주도 많아요. 홍두깨 성대모사도 잘하고요. 성대모사 릴레이가 있는데.” (정호)
“(당황해 얼굴이 빨개지며) 홍두깸니다아앙~ 하늬야” (테오)
얼굴이 홍당무가 돼서 더 이상 들어볼 수가 없었지만 너무 똑같아서 웃기기는커녕 소름이 돋았다. 전 이명박 대통령과 개그맨 박명수 성대모사는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예전에 뽀로로 닮았다는 소리는 들었었는데... (일동 웃음) 저는 건방지고 까칠한 나쁜 남자 캐릭터 어떨까요? (하하) 저도 사실 분위기잡고 있으면 겉모습만 강해 보이지 속은 순두부에요.” (정호)
순두부 같은 이 두 남자가 꼭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리액션을 하고, 퀴즈를 맞추고, 등에 붙은 이름표를 떼고, 가끔 카메라에 비쳐지면 환하게 웃어 팬들을 즐겁게 하는 여타 연예인들의 모습을 갖춰야 할까.
“우리 얼굴보다 우리 노래를 알아봐줄 때, 그게 바로 뜬 것 아닐까요. 우연히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다가 ‘어? 이 노래 뭐지?’라고 궁금해 하고, 찾아 듣고, 즐겨 듣는다면 그게 바로 ‘뜬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인기에 대한 강박관념을 내려놓으니까 마음이 한 결 편해진 것 같기도 하고요.” (테오)
#포텐 4. 뽀로로 ‘임정호’와 홍두깨 ‘테오’의 귀여운 발악
“예전에는 일명 ‘예수님 머리’였어요. 긴 머리에 조금은 너저분한 펌 스타일이었는데 요새는 깔끔하게 2:8 가르마 타는 스타일을 좋아해요. 오늘도 직접하고 왔어요. 머리 신경 쓴 것 많이 티나요?” (정호)
티 난다. 많이 난다. 그래도 솜씨 좋게 댄디한 매력까지 자아내니 성공한 듯하다. 옆에서 테오가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저는 코트를 약간 크게 입는 것을 좋아해요. 오늘은 색깔도 맞춰서 코트랑 신발까지 연출해봤어요. 평소에는 그냥 트레이닝 복에 패딩 점퍼지만요. (머쓱)” (테오)
오디션 때 테오의 머리처럼 투 머치(과도하게 too much) 스타일링은 찾아볼 수가 없이 세련미가 생겼다. 그런데 팀 이름 ‘2MUCH’는 어떤 의미일까.
“두 아이, 더 콰이어, 이별, 합창단... 별의별 후보가 많았는데 임팩트가 없었어요. 그런데 ‘2MUCH’는 우리가 2명이기도 하고, 일단 기억에 잘 남고 입에 착착 감기지 않아요? ‘2MUCH’.” (정호)
두 사람이 당당한 이유는 ‘2MUCH’만의 목소리가 있기 때문이다. 소심한 듯하지만 부드럽고 강한 남성미를 풍기는 테오의 목소리와 가늘지만 높게 치솟아 가슴 속 응어리를 밀어내 듯 독특한 정호의 목소리. 이 둘의 조화는 실로 투 머치(too much)임에 틀림없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싸인을 부탁했더니 난감해했다. 정호는 이름 석 자를 크게 썼다. 게다가 얼마 전 만들었다는 테오의 싸인은 ‘Teo(테오)’의 T가 아닌 ‘Neo(네오)’처럼 보였다.
▶싸인 연습 중
▶싸인 완성
이 두 남자의 발걸음은 조금 느리지만, 정상을 향해 묵묵히 걸어 올라가는 듯하다. 산길 옆에 핀 꽃에 취해도 보고, 뭉게뭉게 솜구름에 넋을 놓아보기도 하고... 정상에 올라서야한다는 목표는 잊지 않은 채 여유와 패기를 동시에 지닌 감성어린 남자들이다. 꿈을 위해 세상에 뛰어든 ‘순수청년’들의 반격은 이제 시작이 아닐까.
헤어지기 전, 대뜸 물었다. 2MUCH를 결성한 2012년. 스물 여섯, 일곱 살. 적지 않은 나이였고, 가수가 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충분히 알만한 나이였다. 그런데도 왜 가수를 하기 위해 뛰어들었을까. 아니 던져졌을까.
“음악은 제 소개를 하는 것 같아요”
이제 ‘2MUCH’는 가수가 되려한다.
이 남자들, ‘2MUCH’의 스타포텐은 ‘순수’다.
<사진=유재현 기자>